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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사랑

by 만선생~ 2023. 11. 27.
사랑
사랑이란 그렇다.
내가 준만큼 비례해 돌아오지 않는다.
남녀간의 사랑이 그렇고 부모자식과의 사랑이 그렇다.
여기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만화만 생각해온 사람의 작품이 있다.
또 만화에 큰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지만 우연찮은 계기로 만화를 그리게 된 사람의
작품이 있다.
비교하자면 후자가 신선하다.
전자의 작품은 기존방식에 길들여져 새로운 맛이 없는 반면 후자의 작품은 다르다.
기존 방식과 다른 경우가 많다.
독자들은 항상 봐왔던 스타일의 만화보다 이제까지 보지 못한 스타일의
만화를 먼저 찾는다.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순교자의 자세로 만화를 그려온 이로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독자는 냉정하니까.
나 역시 어릴 때부터 만화를 사랑하여 순교자의 자세로 만화를 그려왔다.
당연 기존 스타일을 답습했다.
그리하여 개성이 없다는 소릴 많이 들었다.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했다.
나도 개성있다는 소릴 듣고 싶었다.
하지만 손끝에서 묻어나오는 건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였고 그림이었다.
기존 스타일을 조금이나마 벗어난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몇년동안 만화를 전혀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개성이 없단 얘길 듣지않는다.
그림과 연출이 아주 독특한 건 아니지만 작품 전체에 흐르는 나만의 정서 혹은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면서 정용연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적어도 내 만화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럴 것이다.
만화에 대한 무한 사랑.
하지만 내가 만화를 사랑한만큼 만화가 나를 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만화를 거들떠보지 않았던 이를 더 품는다.
나의 사랑이 배반당한 거 같아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세상은 내가 쏟은 애정의 양만큼 돌아오는 건 아니니 말이다.
남녀 간 사랑이 그러하듯.
아니,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가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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