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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좋아했던 여자의 뒷모습

by 만선생~ 2024. 6. 5.
내가 좋아했던 여자의 뒷모습.
생각하니 머리숱이 참 많았었다.
목덜미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어찌도 그리 예쁜지 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내겐 그리도 예뻐보였지만 친구 눈에는 아니었나보다.
어느날 여자 사진을 보여주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나는 처음 알았다.
사진이란게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구나.
아니 극히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구나.
한 사람의 매력은 이목구비로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말씨와 행동에서 매력을 느낀다.
그 사랑스런 대구 말씨를 녀석은 들어보지 못했던 거다.
나긋나긋한 걸음걸이를 보지 못했던 거다.
고개를 숙일 때 드러나는 가슴골을 못봤던 거다.
지금은 만나려해도 만날 수 없는...
책이 나와 보내줄까 하다 마음을 접었다.
자기가 죽을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나일거라
했던 말로 충분하다.
세월이 흘러 아마도 지금은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조차 잊어먹었을테다.
사람의 기억은 상대적이어서 누군가는 깊이 각인하고 누군가는 쉬이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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