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화차火車"라는 영화를 보았다.
별 기대없이 봤는데 금세 빠져든다.
스토리가 치밀하다.
각본까지 쓴 감독이 대단해 보였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썼는지 절망감이 밀려왔다.
왜냐면 나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이런 스토리를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살인은 하는 것도 모자라 시체를 절단하여 유기하는 장면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이런 종류의 스토리를 쓸 일이 없다.
아무튼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너무나 처절했다.
현실에서 그런 여자를 만난다면 기겁하며 도망칠 것 같다.
아무리 미모가 출중하여도 정상적인 삶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면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다.
영화는 막대한 자본과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종합예술이라 일컫는 이유다.
지켜본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면 바로 일어서더라.
그에 반해 나는 엔딩 크리킷을 끝까지 본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살피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이기 때문이다.
원작 미야베 미유키
역시....
원작이 있었다.
휴...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늘 범죄를 생각해오던 사람이 쓴 스토리라 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알기론 변영주 감독의 전작들은 범죄와는 별 상관 없었다.
그런 이가 이렇게 치밀한 범죄 이야기를 쓸 수가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솜씨는 탁월했다.
현대 자본주의의 속성을 잘 그린 것 같다.
자그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파산신고를 하는 사람들...
모르긴 해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겐 세상이 지옥이다.
살인을 해서라도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
영화를 보는 목적이 무엇인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한 편의 영화를 본뒤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되짚을 수 있다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비록 거짓일지라도 잠시나마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것은 그 것대로 좋다.
하지만 보는 내내 행복해지보다 비참한 기분이 든다면...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절대 다루고 싶지 않은 소재가 "화차'같은 영화다.
202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