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용궁사 관음각엔 인천시 지정 문화재인 수월관음도가 걸려있다.
조선말 유명한 화승들이 그린 불화인데 예술성이 높아 한 참을 바라보았다.
헌데 그림을 온전히 볼 수는 없었다.
금칠한 불상들이 그림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수월관음도와 금칠한 불상 가운데 무엇이 더 중할까?
수월관음도다.
그렇다면 불상을 빼고 수월관음도만 걸어놓으면 어땠을까?
훨씬 더 부처님의 가피가 느껴지지 않을까?
불상도 불상이지만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건 축원문들이었다.
수능합격기원 사법고시합격기원 사업번창기원 등 개인의 복을 것들로 가득했다.
통일기원같은 공동체의 바램을 담은 것은 없었다.
기복신앙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였다.
내가 수능 또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누군가는 떨어진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돈을 내 축원문을 올린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복을 주시는 걸까?
여기 종교의 딜레마가 있다.
불교 뿐 아니라 개신교 카톨릭이 마찬가지다.
모르긴해도 이슬람에선 개인의 복을 비는 기도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신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선 이슬람이 앞선 종교같기도 하다.
무신론자 입장에선 그조차 아무 의미 없지만 말이다.
분명한 것은 인류가 종교로 인해 예술을 꽃피웠다는 것이다.
여기 용궁사의 수월관음도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