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림 2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책자에 그린 삽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는 양산백과 축영대를 중심으로 그렸다.

중국 정원 외에 네델란드, 태국, 일본, 프랑스 정원이 있다.

삽화를 그리기 위해 순천만으로 답사를 갔는데 번개불에 콩구워먹듯

행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개막식이 눈앞인데 부랴부랴 나무를 심고 건물을 짓는 것이었다.

내 눈엔 개막식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도대체 순천시는 무슨 배짱으로 이런 행사를 치르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긴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난 삽화만 그려주고 돈만 받으면 되었다.

난 믿을 수 없었다.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순천만 소식은 초대박이었던 것이다.

연일 수많은 사람들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는다고 했다.

그리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그 해 가장 성공적인 행사로 꼽혔다.

이를 보며 난 빨리빨리 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수많은 문제가 난마처럼 얽혀있지만 우리가 이만큼 경제 성장을 이루며

살고있는 것은 빨리빨리 문화 덕이었다.

이후 나는 종종 순천만국제정원이 궁금했다.

그 때 심었던 동백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잘 자라고 있을까?

건물은 조잡해도 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숲은 울창해질 것이다.

하지만 살고있는 의덩부와는 워낙멀어 쉽게 가볼 수 없었다.

그러다 올해 초 나주에 있는 선배집에 머물며 순천만 국제정원을 가보게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겨울이라 개장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내년 봄 동백이 필무렵 순천만국제정원을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내가 그림으로 그렸던 장소들을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