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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퇴침

by 만선생~ 2024. 7. 16.

 
 
 
 
남도 여행을 할 땐 항상 나주사는 용기형 집에서 잔다.
하루도 좋고 이틀도 좋고 사흘도 좋다.
집이 워낙 넓어 몸 부딪힐 일 없고 무엇보다 숙박비가 들지 않아 좋다.
그리고 무슨 운명인지 집 바로 옆에는 고미술 가게가 있어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치듯 꼭 들르곤 한다.
하지만 몇번을 들러도 물건을 사지 않았다.
반닫이와 장식장이 눈에 들어와도 눈을 질끈 감고 가게를 빠져 나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반드시 사지않으면 안될 물건이 눈에 쏙 들어온 것이다.
"이게 뭔가요?"
"퇴침요"
"퇴침요?"
"거 있잖소. 머리를 베고 자는... 그리고 한의사들이 환자 손을 여기 올려놓고
진맥도 허요."
"어느 시대에 만든 건가요?"
"그건 내가 모르지"
값을 물어보니 2만원이란다.
생각할 필요없이 바로 값을 지불했다.
여행 중 퇴침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보고 또 보았다.
용기형을 비롯해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주었다.
모두들 신기해 했다.
왜냐면 이 것은 두개의 나무를 결합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통나무를 깎아서 만들었고 접으면 정확히 일자가 되었다.
조상들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있었을까?
이토록 지혜로웠던 사람들이 어떻게 36년간이나 남의나라 지배를 받게 되었을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만 이러저러한 환경적 요인 때문에 운이 없게도 어느 한 때 발전이
더디었을 거라고 생각할밖에.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루었을 리 없다.
잠시 굥정권같은 불의한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엔 민주주의를 이루어내리라 믿는다.

202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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