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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병영 소주

by 만선생~ 2024. 10. 17.

안중찬 선생 사진을 빌려옴

강진군 병영면은 전라 병영이 있던 곳이다.
본래 설성현이었으나 병영이 들어서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병영성에는 종2품인 전라병마사를 필두로 수많은 군사가 주둔했다.
자연 상거래도 활발해 병영상인이라 불리는이들이 상권을 장악했다.
동인도회사 직원인 헨드릭 하멜이 수년간 억류되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병마절도사는 하멜 일행에게 병영 뜰에 난 잡초를 뽑게했다.
바랭이 명아주 쇠비름등을 뽑았을 것이다.
하멜은 이 곳에서 놀라운 발견을 한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다 담아낼 수 있는 문자를 보게 된 것이다.
그 것도 머리가 좋은 이라면 단 하룻만에 익힐 수 있는.
그는 이 사실을 동인도 회사에 보낸 급여 청구서 즉 하멜 표류기에 적었다.
아마도 외국인이 쓴 한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 아닐까 싶다.
병영성이 있는 병영면은 상상바다 대표이신 안중찬 선생의 고향이다.
비록 면소재지이기는 하나 고등학교까지 있는 나름 번화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구가 많이 감소해 한산하다.
그럼에도 고향을 지키는 사람과 회사가 있다.
병영 소주가 그렇다.
양조장이 병영면 하멜로에 있다고 한다.
한국 소주는 몽골 침략과 함께 시작되었다.
몽골의 술빚는 방식이 고려에 전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당연한 결과로 전라병마사와 그 휘하 장수들은 병영 소주를 즐겨 마셨을 것이다.
정성으로 빚지 않을 수 없다.
그 술을 대중화 시키기 위해 만든 브랜드가 바로 병영소주다.
글씨는 유명 캘리그래퍼인 강병인 선생이 썼다.
며칠 전 캘리그래퍼인 황성일 선생과 만나는 자리에서 안중찬 선생은 내게 병영소주를 건네었다.
고향의 술이다.
병영성에 여러번 가본 나로서는 참으로 반가웠다.
집으로 돌아와 병을 땄으나 마실 수는 없었다.
임플란트 수술로 술을 마셔선 안되었기 때문이다.
대신 냄새만 맡았다.
어떤 맛일까?
오늘도 병영 소주를 마시는 그 날을 생각하며 상처가 아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02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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