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산 가옥
김제역에서 100m 쯤 떨어진 곳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적산가옥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본 농장관리인이 지은 2층 집이다.
안내문에 따르면 설계도면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보존 상태가 좋아 당시 일본식 가옥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똑순이 김민희 주연의 영화 "오싱"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정가네소사 '금방죽' 편을 그릴 땐 일본인 금광사업자의 집으로 이 집을 그렸다.
김제에 내려갈 때마다 이 집을 한번씩 본다.
그리고 한 번 쯤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한옥도 마찬가지지만 적산가옥들도 도로를 넓히며 마당이 사라졌다.
대문과 집이 바로 면해 있어 모양이 안난다.
내가 서있는 담장밖은 길이 아니라 정원이었을 것이다.
시골에 가면 마당없는 집들이 많다.
있어도 아주 작다.
이유는 차가 다니는 길을 내려고 마당을 파먹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길을 내더라도 보존가치가 있는 집은 조금 돌아서
냈으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다.
특히 사귀었던 사람의 안동 기와집은 너무나 아깝다.
도로가 마당을 파먹고 들어가 마당 넓이는 1m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세칸짜리 정자는 도로에 바로 붙어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설령 사람이 산다해도 차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판이다.
한옥은 고풍스러움에 끌리고 적산가옥은 낯설음에 끌린다.
일본인들은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눈꼽만큼도 하지 않았다.
년년세세 이 땅에 뿌리내리며 살 것이라 생각하고
집을 튼튼하게 잘 지었다.
누가 만들었든 잘 지은 집은 보존가치가 있다.
헌데 적산가옥 아니 일본 본토에 있는 집들을 볼 때마다 궁금한게 있다.
1층 집임에도 처마를 하나씩 더 낸다는 것이다.
언듯보면 2층집인데 1층집이다.
왜 그럴까?
강우량이 많아선가?
그 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