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2003년 추모왕(주몽)이 백두산에 오른 걸 생각하며 그렸던 그림.
그림 위에 글을 짧게 썼는데 사실관계가 틀렸다.
산이란 산은 모두 백두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맞지만 두만강과 압록강이 천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백두산 천지와 좀 떨어진 곳에서 물길이 시작된다.
백두산 천지가 시원인 강은 송화강이다.
그리고 추모왕이 활동하던 시기엔 천지가 없었다.
만년설이 뒤덮인 봉우리만 있었다.
천지가 생긴 건 발해가 망하고 20년 뒤인 946년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해 인해서다.
그 뒤 몇 번에 걸친 소규모 화산폭발이 있었지만 천지의 모습을 얼마만큼
바꾸었는지는 모른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와 일연스님이 쓴 삼국유사엔 백두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
아마도 저처럼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면 한번쯤 언급을 했을 것이다.
중국 천자가 태산에서 봉선의식을 치르듯 고구려 왕들이 천지에 올라 천제에 제사를
지냈을지도 모른다.
만년설로 뒤덮인 3,500미터에서 5,000미터 사이의 봉우리.
분명 경외감을 들게 했을테지만 기록을 남긴이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아마도 생활권에서 멀어도 한 참 멀어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생활권역과 가까운 후지산과 다른 점이다.
그토록 갈망하던 백두산 천지에 오른 건 2019년 4월.
성남 문화재단에서 진행한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로 만주지역을 답사했을 때다.
일행이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 땐 눈보라가 휘몰아쳐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한바탕 거센 바람이 휩쓸고 가면 잠시 눈을 뜨고 천지를 바라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