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용궁사란 절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상수리나무 숲이 보여 들어가보았다.
상수리 나무 몇그루가 모여있는 아주 작은 숲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죽어서 어떻게 묻힐까를 생각해보곤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이 수목장 같다.
어떤 나무아래 묻히면 좋을까를 생각하면 상수리
나무라고 말해야겠다.
상수리나무는 깊은 산이 아닌 마을 주위에서 자란다.
묵을 해먹으려고 마을 주위에 많이 심은 듯하다.
몇년 전 집 앞에 있는 숲을 밀어내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었다.
바람이 불면 초록 색 물결이 일렁이던 숲.
그 숲이 사라졌을 때의 허망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천만다행히도 버스 정류장 옆 큰 상수리나무는 베어내지 않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업자가 아파트 미관을 위해 그 나무를 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상수리나무마저 베어지고 없었다.
잘려나간 나무밑동이 처참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상수리나무가 보이면 바로 지나치지 못하고 한번씩 더 보게 된다.
여기 용궁사 아래 있는 상수리나무들도 그렇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개발의 화를 피한 것 같다.
여기서 나는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덩굴식물인 으름나무다.
상수리나무 숲을 으름나무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여름에 왔더라면 열매를 보았을텐데...
더불어 아버지 산소에 심은 으름나무도 생각이 났다.
아직까진 열매를 맺지않고 있는데 때가 되면 열매를 맺을까?
언젠가 아버지 산소가 되었든 다른 장소든 내가 죽어 묻힐 상수리나무를 심어야겠다.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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