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 작업/약현, 청파역, 용서인, 석수어 등

만화 스토리

by 만선생~ 2023. 12. 2.
오늘 다시 돈푼이나 마련할 요량으로 집을 나섰건만
어딜 가서 돈을 구한단 말인가!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 없어 부지런히 채마밭을 가꾸고
책선생 노릇도 해보았지만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남의 집 문간 서생노릇도 못할 노릇이로고.’
수년전만 해도 서호 가장자리에 약간의 논밭이 있어
노복으로 하여금 농사를 지어 먹고는 살 수 있었다.
쏴아아아아~
하지만 일찍이 없던 큰 홍수가 나 강물이 역류, 논밭을 덮쳤다.
“아이고~ 이를 어쩝니까요?
너벌섬(여의도)에 있는 모래를 죄다 쓸고 와 덮쳤어요.“
논밭은 못쓰게 되었고 그나마 어머니 병구완 하느라
헐값에 팔고 말았다.
노복은 스무냥에 다른 집으로 팔려갔다.
주인으로서 차마 못할 짓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평생 공맹의 도를 읽으며 세상에 쓰일 날을
기다렸건만... '
끼니가 걱정일 때는 책을 팔까도 싶었지만 유자로서
차마 못할 짓이었다.
자식의 출사를 바라마지 않던 어머님이 용서하지
않을 것 같았다.
.....................
오늘 그려야 할 몫.
글은 금방 쓰는데 그리는 건 세월이다.
만화가의 어쩔 수 없는 숙명... ㅠㅠ
 
2017.12.2 
 
 
바로 이전 포스팅에 이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문득 생각났다.
스무 냥에 다른 주인에 팔려간 노복에게 역할을 주자.
그랬더니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혀 들어가는 거였다.
등장인물의 활동 장소도 늘어 도성한양의 모습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분량이 늘어나 고생이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선 기꺼이 감내할 수 있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고 그 인물들이 교차하며 움직이게 하는...
이 것이 바로 창작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2017.12.2 

'만화 작업 > 약현, 청파역, 용서인, 석수어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양성 만화  (1) 2023.12.21
일요신문 연재 만화  (1) 2023.12.20
약현 작업 중  (1) 2023.11.30
약현 작업 중  (0) 2023.11.28
작업 중인  (0)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