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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친정 가는 길

심규한 선생님 리뷰 (허락받지 않고 퍼옴)

by 만선생~ 2023. 12. 26.

정용연 선생이 『친정 가는 길』을 보내주셨다.

재작년 학교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사인을 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만화가가 그림을 그렇게 느리게 그릴 줄 몰랐기 때문이다.

고향이 전라도지만, 충청도 특유의 느긋하고 깊은 웃음은 우리들 봄 햇살 아래

초가의 처마 같았다.

그 툇마루에 앉아 먹는 된장국같았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목호의 난: 1374 제주』와 『의병장 희순』 그리고 뒤를 따라가며

이 작품까지 일관된 행보에 나의 놀람은 존경심으로 바뀌었다.

두 책에 나오는 역사적 사실들을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것을 발굴해 세상에 내놓은 작가의 확고한 작가관이 느껴졌다.

한결같음의 미덕을 잊었는데 선생을 통해 바로 그 보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선생은 그렇게 역사를 거스르는 여행을 하며 민중을 특히 여성의 살림과 마음결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눈을 자극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펜촉에 모아 선을

만드는 것이 느린 필법의 요체일까?

1화부터 다가든 근친(覲親)은 얼마나 새롭고 애틋한 말인가?

그 뒤로 이어지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조선의 여성은 그들의 절망에서

희망과 가능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들이 일궈낸 영토야말로 진실의 영토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읽다가 나도 친정 가고 싶어졌다.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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