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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남태령 백송

by 만선생~ 2024. 9. 13.
 
 
어머니 병문안 다녀오는길.
남태령역 2번출구에서 귀한나무를 만났다.
백송이다.
처음엔 푸른색을 띄다 세월이 흐르면서 희게 변하는 나무.
재동 헌법재판소를 비롯해 조계사와 추사고택까지 우리나라엔 몇그루가 안된다.
창경궁과 명동성당에도 백송이 있지만 껍질이 아직까지는 푸르다.
어떻게 이 귀한 나무가 여기 있는 것일까?
마침 조경집이 그곳에 있어 들어가 물었다.
10년전 남산에서 옮겨와 심은 것이라 했다.
일제 때 지은 한옥집이 재건축을 하게 되면서 판 것이라 했다.
얼마에 샀느냐는 묻지 못하고 저 나무가 현재 얼마 쯤 하느냐고 물었다.
1억이 넘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무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많이 온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선시대. 사신들이 북경에서 묘목을 가져와 심었으나 토양이 맞지 않아
잘 자라지 않았다.
사람으로 치면 입맛이 까다로워 굶어죽는 것과 같다.
요샛말로 치면 병맛이다.
하지만 힘든 과정을 거쳐 자란 나무는 비길데 없이 아름답다.
그 나무를 원산지인 북경 자금성에서 보았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나는 밑둥이 잘린 추사고택의 백송만큼이나 남태령의 나무가처연했다.
뿌리를 내린 자리도 옹색하거니와 자동차 대기가스와 소음 속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싶었다.
아닌게 아니라 나무는 상태가 좋지않은지
송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손에서 송진냄새가 난다.

2018.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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