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연락도 없던 친구 녀석이 갑자기 술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
녀석은 술 마시는 내내 내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고 자기 이야기만 했다.
옛날엔 힘들게 살았는데 어찌어찌해서 이제 자리를 잡고 산다
등등 모두 자기 자랑이었다.
자기가 잘 살아왔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 대상은 나였고.
오리고기를 먹고 노래방에가 도우미를 불러 함께 놀았지만 즐겁지 않았다.
친구 녀석은 홀로 사는 내게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겠지만 고맙단 생각은
티끌만큼도 들지 않았다.
시간만 아까울 뿐이었다.
만나면 자기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대개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다.
나의 존재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피곤하고 싫다.
배드민턴이 재미있는 건 주거니 받거니 해서다.
대화 역시 그렇다.
나의 이야길 하되 상대방의 이야길 들어줄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더 이상 대화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기 싫다.
이젠 다시는 호구 잡히지 않으리.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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