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김철진이란 영어선생님이 계셨는데 학생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매번 몽둥이로 후드려깠기 때문이다.
뿐만 두발상태가 불량한 학생의 머리를 밀기도 했다.
앞서 시인이란 글에서도 썼지만 친구녀석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영어수업이 되면
화장실로 내뺐다.
화장실서 50분 간 지독한 냄새를 견뎠던 것이다.
영어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으므로 수업 내용은 기억에 전혀 없다.
다만 한가지 말은 기억이 난다.
프로야구 선수 최동원이 공하나 잘던지는 걸로 연봉을 1억씩이나 받는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거다.
당시 교사 연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샘이나도 톡톡이 났던 것 같다.
아니 운동선수를 머리가 빈 무식한 사람으로 얕잡아보지 않았나 싶다.
나는 해태타이거즈 팬이었지만 롯데 최동원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사가 상했다.
연봉 1억이 아니라 2억을 줘도 모자랄 선수였다.
이후 최동원 선수의 삶은알려진대로다.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로서 선수협을 결성 2군 선수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다.
구단에 밉보인 최동원은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임에도 트레이드가 돼 삼성으로 옷을 입었다.
초특급 투수 최동원은 마운드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연타를 맞고 내려오는 모습이 그리 슬플 수가 없었다.
당시 나이 사십 쯤이었던 김철진 선생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동원 선수보다 오래살았을 것 같다.
지금도 살아있을지 모른다.
선생은 분명 뉴스를 통해 최동원 선수의 소식을 들었을텐데 무슨 생각이었을까?
단순히 공하나 잘던져 출세한 선수에 불과했을까?
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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