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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완성한 첫 이야기 이야기를 처음으로 완결지어본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만화가가 되기위해선 스토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문예반에 들었는데 그날 선생님께서 내준 숙제가 소설 창작이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랬던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엄청버거운 숙제인데 나는 소설을 써냈다. 분량은 16절지 시험지로 다섯매. 제목은 '곰사냥'이었다. 어릴 때 우리집을 찾아와 열흘정도 머물다간 아버지 친구가 모델이었다. 약장사였는데 내가 많이 따랐다. 아마도 서울에서 왔기 때문이리라. 소설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이렇다. 어느날 가난한 산골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난다. 아버지의 고향친구다. 아저씨는 사냥꾼으로 곰을 사냥하면 큰돈을 벌 수있을 거라고 한다. 아버지는 친구를 나무란다. 헛된꿈 꾸지말고 현실에 뿌리박으며 착실히 살아가.. 2023. 11. 18.
미유키みゆき 어느 날 페북 메신저로 다가온 여인 미유키みゆき씨. 호기심에 답을 해줬더니 오래된 연인인 양 나를 대한다. 사는 곳이 도쿄이고 무역 일을 한다고 했다. 나는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가 사기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이유없이 내게 접근할 여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기에. 그녀는 라인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했다. 나는 그녀의 요구대로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라인을 깔았다. 이어 대화가 이어졌다. 한국말인데 어법이 좀 이상했다. 한국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일본 사람이냐 하면 한국말을 너무 잘했다. 제 3국에 있는 사람이 번역기를 돌려서 말하는 건가? 나는 그녀가 남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님자가 여자인 양 하는 것이다. 시진은 남자를 꼬여내기 위해 어디선가 가져온 사진이지 않을까 .. 2023. 11. 18.
영화 화차火車 넷플릭스에서 "화차火車"라는 영화를 보았다. 별 기대없이 봤는데 금세 빠져든다. 스토리가 치밀하다. 각본까지 쓴 감독이 대단해 보였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썼는지 절망감이 밀려왔다. 왜냐면 나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이런 스토리를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살인은 하는 것도 모자라 시체를 절단하여 유기하는 장면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이런 종류의 스토리를 쓸 일이 없다. 아무튼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너무나 처절했다. 현실에서 그런 여자를 만난다면 기겁하며 도망칠 것 같다. 아무리 미모가 출중하여도 정상적인 삶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면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다. 영화는 막대한 자본과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종합예술이라 일컫는 이유다. 지켜본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면 바로 .. 2023. 11. 18.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페친이신 곽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사놓고 힌동안 책을 펼쳐보고 있지 않다가 이제야 책장을 넘겨보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서울과 인근도시에 살고 있는 저로선 서울은 늘 탐구 대상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 곳곳을 가봤고 지금도 서울 곳곳을 가보려 합니다. 만화 역시 조선시대 한양을 무대로 그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책장을 펼치기 전엔 안가본 곳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있더군요. 화랑대역과 효령대군 묘역이었습니다. 불암산은 예닐곱차례 올랐고 우면산도 올랐습니다만 이 곳은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조만간 시간을 내 가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신티아고 순례길 역시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제주 올레를 비롯한 수많은 길들의 롤 모델. 그 길을 걸어봤던 곽작가님이 .. 2023. 11. 18.
양평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어제 양평 지평중학교 가는 길에 들른 두물머리 세미원. 연꽃을 특화한 습지 생태 공원이다. 연꽃 박물관도 함께 운영한다. 입장료가 5000원으로 다소 비싸단 느낌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으나 운영주체를 모르겠다. 고가도로가 공원 위를 관통하고 있어 차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고즈넉함을 바라고 온 사람들에겐 최악의 조건이다. 대신 조잡하지만 구석구석 볼만한 게 많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현실공간으로 복원한 세한정엔 중년 남녀 한 쌍이 팔짱을 끼고 전시물을 돌아보고 있었다. 전화가 걸려오자 여자는 남자와 몇 미터 떨어져 받았다. 전화 내용을 공유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불륜이 분명했다. 교외엔 불륜들 때문에 운영되는 카페 식당 모텔 천지다. 불륜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기 마누라에겐 만.. 2023. 11. 18.
국민 연금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소득이 늘어 보험료를 더 내란 안내장이 날아들었습니다. 월 52,290원을 더 내라네요.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전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니까요. 2천년 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료 만화가들 사이에선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태평양 바다만큼 깊었었지요. 국가가 세수 확대를 위해 국민을 쥐어짠다는 것입니다. 연금이 고갈돼 결국 한 푼도 받지 못할 거라 했어요. 가뜩이나 수입이 없는데 달마다 얼마이상을 내라니 반발하는 게 당연하지요. 전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연금관리공단 측 말대로 괴담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 역시 연금을 낼 처지가 아니었지만요. 언제가 형에게 물었습니다. 연금을 꼭 내야하냐고요. 형은 반드시 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 것만큼 노후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건 없다면서 어.. 2023. 11. 17.
오토모 가츠히로 大友克洋 일본 만화가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그의 만화는 자국인 일본은 물론 바다 건너 한국 만화가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마디로 그의 만화는 만화가들의 교과서였다. 만화가 작업실 어딜 가나 그의 대표작인 "아키라"가 꽂혀 있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명동 중국대사관 앞 서점에서 아키라 뿐 아키라 이전 작품들도 모조리 구입했다. 더하여 아키라에 있는 컷들을 따라 그렸다. 따라 그리면 그릴수록 그가 그림을 정말 잘 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세상 또 다음 세상에 태어나도 그처럼 잘 그릴 순 없을 것이다. 천재라도 말할 수밖에 없는 존재. 아키라가 워낙 유명하지만 나는 아키라 이전 작품들이 더 좋았다. 20대 초반 그린 단편집들은 원숙함 그 자체였다. 기량이 아주 뛰어난 50대 작가가 그렸다.. 2023. 11. 17.
일어나요 강귀찬 김한조 작가의 책이 나와 구입했다. 제목은 "일어나요 강귀찬". 책을 펼쳤는데 속지에 그림이 있다. 인쇄 그림인지 진짜 손으로 그린 그림인지 알 수가 없어 손에 침을 묻혀 살짝 문질러 보았다. 손 끝에 시꺼먼게 올라온다. 직접 그린 거다. 와~~ 속지 뒤를 보니 펜으로 눌러 그린 흔적이 보인다. 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그림 사인을 해 준 건 알고 있었지만 불특정 독자를 위해 이렇게 사인을 해주다니 놀라울 뿐이다. 출간된 책에 저자가 글씨를 쓴 건 봤어도 그림을 그린 건 처음이다. 그림 사인을 몇 권이나 한 것일까? 100권 사인을 한 경험이 있는 나로선 너무나도 궁금하다. 전화를 해 물어볼까? 안타깝게도 전화 번호에 저장이 돼있지 않다. (음... 친하진 않구나) 어쨌거나 참으로 귀한 책이다. 이런 작업.. 2023. 11. 17.
서울 공업 고등학교 7호선 전철을 탔더니 한가지 광고가 광고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열채 전체를 도배를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광고다. 대학이 아닌 고등학교, 그 것도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은 공업고등학교다. 학교 이름은 서울 공업고등학교라 한다. 줄여서 서울 공고다. 광고 문구를 보니 직업 교육 훈련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과가 여럿인데 그래픽 아트과가 있다. 내가 고입 시험을 앞두고 있는 중 3이라면 눈여겨 볼 것 같다. since 1899 1899년 학교가 세워졌다는 건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 제일고. 서울 경기고등학교, 전주고등학교, 양정고등학교 보다 오래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1899년 세워진 게 맞다. 고종의 칙령으로 공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명동에 세웠단다. 그리고 1930년대 .. 2023.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