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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보다. 평을 하자면 영화가 참 경제적이다. 영화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과 편집 기간이 어느정도인지 알길 없으나 촬영은 단 며칠만에 끝냈을 것 같다. 아니면 하루 낮 하루밤동안 다 끝냈나? 세트를 제작한 것도 아니고 컴퓨터 그래픽을 쓴 것도 아니다. 영화제작에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배우들의 출연료다. 테켓파워가 있는 배우를 캐스팅 하려면 몇억은 기본이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절정의 톱클래스는 아니더라도 나름 유명배우들이다.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이런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며 돈을 달라고 할 것 같지는 않다. 아니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필모그래피가 쌓인다. 오히려 일반 상업영화에선 펼쳐보일 수 없는 연기를 할 수.. 2023. 11. 18.
사패산, 김유신 애마의 목을 베다 고려 중기 문신 이인로가 쓴 파한집에는 김유신 이야기가 나온다. 천관녀란 기생에 흠뻑 빠져 지내던 유신은 모친에게 꾸지람을 듣고 다신 기생집 출입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는다. 어느날 유신은 연회에 참석했다가 말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술을 많이 마신 유신은 말위에서 깜박 잠이 들고 마는데 눈을 떠보니 천관녀의 집 앞이다. 유신은 자신의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말의 목을 벤다. 4시40분 쯤 오늘은 회룡사까지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길을 걸으며 만화 스토리를 생각했다. 다음 장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한 참 고민을 했다. 어... 정신을 차려보니 회룡사가 아닌 사패산 가는길로 접어든 것이다. 유신처럼 애궂게 말을 죽일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그냥 늘 걷던 산길을 따라 사패산 1보루(38.. 2023. 11. 18.
말을 잘한다는 것 사람들 앞에 나서 말하는 게 두려웠다. 모임이나 행사 때 내가 말할 차례가 다가오면 심장이 뛰었다. 심장만 뛰는게 아니라 목이 타들어갔다. 내 차례가 오는 걸 피할 수없어 말을 꺼내지만 제대로 된 말이 나올리 없다. 문맥이 맞지않는 몇마디 말을 제 혼자 중얼 거리며 끝을 맺고만다. 부끄러움에 자리를 박차고 싶지만 이상행동으로 비칠까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자갈에 참기름을 발랐나? 저 놈은 왜이렇게 말을 잘하는거야? 좌중에 있는 이가 말을 잘할수록 자괴감은 깊어만 갔다. 사람은 여느 동물과 달리 말로 소통한다. 말잘하는 이가 세상을 이끌어간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고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중 앞에서 자기견해를 밝히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는 지도자다. 정치인 가운데 말못하는 .. 2023. 11. 18.
전시 작전권 2010년.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한다는 소식에 분개하면서 그렸던 그림. 2014년. 전시작전권을 돌려받기는 커녕 무기한 연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허탈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런 그림 열올려 그리지도 않았을텐데... 주인노릇 못하겠다고 다른집 사람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는 게 과연 정상인가? 세상에 가장 좋은 삶은 노예의 삶이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힘든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책임질 일도 없는...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으니 좋은 주인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좋은 주인을 만날 확률과 그러지 못할 확률. 당신이라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노예의 삶보다 주인의 삶. 이 나라 위정자들과 장군들은 그게 그렇게 어렵나보다. 2014년 11월 페북에 쓴 글인데 숭미 친일 세력이 정권을 잡음으로서 전시.. 2023. 11. 18.
돈이 무지 무지 많다면 돈이 무지무지 많다면 땅을 사겠다. 보존이 필요한데 토건세력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 아니면 비어있는 땅을 사서 숲을 가꾸겠다. 천문학적으로 돈이 많다면 북한산 둘레에 있는 집들을 사서 허물겠다. 그래서 그 곳에 나무를 심거나 공터를 만들어 북한산이 잘 바라다 보이도록 하겠다. 간송 전형필이 문화재를 사들여 보존했듯이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싶다. 죽기전엔 내가 사들인 땅을 절대 손대 손대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 페북에 이런 글을 썼더니 화가이신 김종도 선생이 타샤튜더 이야기를 하신다. 타샤가 토건업자가 개발하려고 점찍었던 땅을 모두 사서 개발을 막았다는... 유명작가라서 돈이 많았고 그 돈을 자연을 보호하는데 쓴 좋은 사례다. 2023. 11. 18.
심사를 보는 중에 성남청소년센터 주관으로 1년에 한 번 청소년만화그리기 대회를 한다. 참석인원 약 120명가운데 약 30 명에게 상을 주는데 최고상이 성남시장상이다. 선거법 때문에 상금을 주진 않지만 기쁜일임엔 틀림없다. 나머지 상들도 마찬가지. 예기치않은 수상소식에 환호하는 학생도있고 상이 기대에 못미쳐 울상인 학생도 있다. 표정은 제각각이지만 최선을 다해 만화를 그리고있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감동의 물결이 가슴에 차오른다. 그래 더도말고 지금의 아이들처럼 열심히 하자. 주제가 주어진뒤 두시간 정도 지나면 작품을 제출하기 시작하는데 심사위원인 난 그 때까지 자유로이 시간을 쓸 수있다. 책을 읽어도 되고 카페에 다녀와도 된다. 나는 마감이 급하여 원고를 했다. 사각 사각~ 펜긋는 소리가 귀에 착착 감긴다. 만화쟁이만이 맛.. 2023. 11. 18.
산 1 모처럼 산에 올랐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막내라 할 수있는 사패산. 오늘은 고구려 유적지인 제 1보루까지만 오르기로 한다. 해발고도 386m. 집을 나서 한시간 반이면 올 수 있는 봉우리! 봉우리에서 바라본 풍경이 좋았다. 왜 자주 안왔을까?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올 수 있는 것을... 내려올 때는 방향을 달리해 평소 다니지 않던 샛길을 걸었다. 베란다 창을 통해 늘 바라보곤 하던 바위를 찾아서. 산 2 모처럼 산에 갔더니 등산객들이 너럭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면서 군대 얘기를 한다. 전방사단이 어쩌고 저쩌고... 연천에서 포사격이 어쩌고 저쩌고... 신기한게 내가 군대 얘기를 할 땐 그렇게 신나고 재밌는데 남들이 하는 얘기는 너무나 식상한 나머지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 2023. 11. 18.
사패산 1보루 어제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김형진님을 만나 동네앞산인 사패산 1보루 (385m)를 올랐다. 사패산 1보루 정상에서 형진님이 찍어준 나. 한올 한올 희어지던 머리는 어느덧 흰서리가 내려앉았고 몸은 가늘 수 없을 정도로 불어 돼지란 별명도 어색하지 않다. 그나저나 형진님 덕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으니 전남 여수와 전북 남원이다. 여수가 고향인 만화가 백무현 선배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형진님도 여수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 하고 남원은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불태우던 곳 아닌가! 형진님 처가집이 있는 남원은 또한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남원사람들은 집집마다 초피나무를 심어 추어탕에 초피가루를 넣는단다. 가시가 어긋나 자라는 산초나무와 달리 가시가 마주보며 자라는 초피나무. 숱하게 산을 다녔지만.. 2023. 11. 18.
박근혜 특별 사면 선이 고운 여자 박근혜. 특히 보톡스 시술로 65세의 할머니로 보이지 않는다. 친일파의 딸이긴 하지만 물려받은 재산도 많고 40년간 나눈 우정의 친구도 있는데 무엇이 부족한가? 정치 일선에만 나서지 않았더라면 강남의 돈많은 할머니로 인생을 아주 여유작작하게 살 수 있었을 테다. 역사는 그녀를 특별히 기억하진 않겠지만 주위 사람들은 한 세상 잘 살았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선이 고운 만큼 뭇 남성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으며 황혼의 로맨스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게 뭔가? 기득권 세력의 얼굴마담으로 정치 일선에 끌려나왔다 대통령까지 되고 말았다. 그리고 4년. 그녀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멍청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훗날 역사는 그녀를 사슴을 말이라고 한 진나라 2세 황제 호해와 .. 2023.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