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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양평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by 만선생~ 2023. 11. 18.
어제 양평 지평중학교 가는 길에 들른 두물머리 세미원.
연꽃을 특화한 습지 생태 공원이다.
연꽃 박물관도 함께 운영한다.
입장료가 5000원으로 다소 비싸단 느낌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으나 운영주체를 모르겠다.
고가도로가 공원 위를 관통하고 있어 차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고즈넉함을 바라고 온 사람들에겐 최악의 조건이다.
대신 조잡하지만 구석구석 볼만한 게 많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현실공간으로 복원한 세한정엔 중년 남녀 한 쌍이
팔짱을 끼고 전시물을 돌아보고 있었다.
전화가 걸려오자 여자는 남자와 몇 미터 떨어져 받았다.
전화 내용을 공유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불륜이 분명했다.
교외엔 불륜들 때문에 운영되는 카페 식당 모텔 천지다.
불륜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기 마누라에겐 만원짜리 하나 쓰는 걸 아까워하면서 불륜녀에겐 주머니에서
돈을 술술 꺼내 쓴다.
지인이 자기 부인의 초등친구와 불륜관계로 지냈다는 말을 했다.
지금은 관계를 끊었지만 참으로 짜릿했다 한다.
긴장과 스릴을 동반한 관계여서 쾌감은 증폭된다.
참으로 좋은 사람인데 끓어오르는 욕망 앞에서 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다.
부부간 지켜야 할 신의를 저버렸지만 죄외식을 그리 크게 갖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친하게 지내는 형이 대화 중 느닷없이 불륜 얘기를 꺼냈다.
 
“야 요새 50대 여자들 다 애인이 있더라.”
 
“에이 설마요”
 
“애는 사람 말을 못 믿네.
사람은 시간있고 돈있으면 다 딴데 눈돌리게 돼있어”
 
나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퍼센티지는 10프로 내외인데 이들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불륜이 없으면 문 닫을 식당 카페가 수두룩할테다.
사실 불륜만큼 재밌는 소재가 없다.
여자는 모름지기 정조를 지켜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계신 우리 어머니도 영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재밌다고 말씀하셔서 놀랐더랬다.
사실 나도 불륜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
하지만 상상력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는다.
기껏 남편이 꿈속에서 다른 남자와 만나는 부인을 보고 열 받아 술마시는 모습을
그려본 게 전부다.
세상은 좀 더 센 자극을 원하는데 내 삶이 심심해서인지 따라가질 못한다.
청춘남녀의 불꽃같은 사랑도 중년남녀의 일탈도 그리지 못하고 있는 만화가!
인간 삶에 가장 중요한 핵심 코드를 벗어난 이야기밖에
그리지 못하니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건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불륜으로 의심되는 남녀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17.11.18 
 
댓글들 
 
*불륜이 경제를 살린다... 일본에 그런 제목의 책이 있었죠. 멋진 제목이라 생각함
* 식당이나 카페에서 마주 앉으면 부부 옆에 앉으면 불륜이라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바람은 능력있는 사람의 특권이라던데 능력자들이 많은갑다~
* 작가님만화의 힘은 인간의 도리와 따뜻함에서 나오는거 같습니다.
요즘세태의 지저분한 부분을 표현해 내지 못한다고 실망하실 필요가 없어보이는데요.
* ㅋㅋㅋ 재밌어요.
습지공원 사진과 불륜 ㅎㅎㅎ
* ㅋㅋㅋ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죠^^.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도 불륜들 많이 와요.
먹여주고 입도 딖아주고...
젊은 연인들이 하는 닭살행동은 귀엽고 보기 좋은데 등산복 패션의 중늙은이들은 왜케 보기싫은지...
간통죄마져 폐지된 세상이라 그런지 어깨 흔들며 눈 흘기고 아양떠는 모습이란 으웩~~
못 봐줍니다.이젠 말세란 말도 전설의 고향에 나올 단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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