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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뚝섬 유원지

by 만선생~ 2023. 11. 11.
웹툰 강의가 끝난 뒤 잠시 뚝섬 유원지 역에 내려 쉬어간다.
자벌레에서 캐리커처를 한지 십여년만이다.
서울시에서 문화예술을 진흥하고자 하루 5만원씩 지원했고 캐리커처 비용으로 1인 5천원을 받았다.
열 명을 그리면 하루 수입 10만이 되고 20명을 그리면 15만원이 된다.
헌데 자벌레는 한산했다.
하루 한 두명 그리는게 고작이었다.
용돈벌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나쁘지만 않았던 건 모처럼 서울에 나와 바람을 쇨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서울에 있는 산을 오르거나 명소 한 곳을 돌아보았다.
그렇게 해서 서울 답사를 하였다.
캐리커처가 끝난 뒤 후배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십여년만에 다시찾은 뚝섬유원지는 삭막했다.
수변공간이 펼쳐저있길 기대했지만 보이는 건 콘크리트 구조물 뿐이었다.
특히 강은 생물이 살 수없는 죽음의 공간이었다.
강변은 모래톱 대신 돌로 제방을 쌓아 사람의 진입을
막았다.
썩은 물이 제방에 넘실 거렸다.
기실 한강은 강이 아니라 호수다.
신곡보와 잠실보에 막혀 유속이 아주 느리다.
물이 썩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모래톱이 있으면 물을 정화시켜줄텐데 모래톱은 고사하고 수생생물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한강개발로 한강은 회복불가능 상태로 망가졌지만
그럼에도 자연성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한강의 마지막 숨통을 조인 이가 있으니
오세훈 서울 시장이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모래톱을
모두 덮었다.

자벌레에서 강변으로 나오자 출렁이는 물결 위로 특이한 건물이 보였다.
한강 수상 법당이다.
법당 옆에는 '방생 도량'이라 써있다.
방생이 뭔가?
잡은 고기를 풀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병주고 약주는 자기 만족을 위한 행위다.
사실 이곳은 눈에 익다.
자전거로 한강여행을 할 때마다 지나쳐갔기 때문이다.
자전거 속도를 늦출 수 없어 돌아볼 생각을 못했었다.
걸음을 옮겨 법당 입구에 들어서자 시커먼 사내가 나와 말을 하였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지나는 길에 구경 좀 하려고요."
"안됩니다."
"저기서 한강을 보고 싶은데요."
"관계자 외엔 못들어가요."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리는데 건물을 떠내려가지않게 묶은 줄들과 전선이 참 지져분하였다.
시각공해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하루빨리 신곡보와 잠실보를 걷어내고 4대강 공사로
쌓은 17개보도 허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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