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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모순 이상하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살아온 이보다 부유하게 살다 힘들게 사는 이를 더 동정한다. 천하게 태어나 허리한 번 펴지 못하고 일만하는 종놈보다 몰락한 양반댁 도련님의 처지를 더 안타까워 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보다 어린 시절부터 공주로 떠받들리고 마침내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여자를 더 동정한다. 불행의 총합에서 박근혜와 폐지 줍는 할머니는 비교가 되지 않는데 말이다. 아직도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평생동안 원없이 누리고 살아온 그녀를 보고 말이다.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검찰에 나가 수사 받는 걸 자신의 일보다 안타까워한다. 동네 수퍼에서 만원어치 물건을 훔친 영자네 엄마는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이다. 무조건 감옥에 처 넣.. 2024. 3. 22.
天命之謂性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脩道之謂敎 천명지위성이요 솔성지위도요 수도지위교니라 천이 명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성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도라 하고, 도를 닦는 것, 그것을 일컬어 교라고 한다. 중용 첫머리에 있는 구절. 만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넣어봤다. 2024. 3. 21.
모순 2017년 이맘 때 썼던 글 모순 이상하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살아온 이보다 부유하게 살다 힘들게 사는 이를 더 동정한다. 천하게 태어나 허리한 번 펴지 못하고 일만하는 종놈보다 몰락한 양반댁 도련님의 처지를 더 안타까워 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보다 어린 시절부터 공주로 떠받들리고 마침내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여자를 더 동정한다. 불행의 총합에서 박근혜와 폐지 줍는 할머니는 비교가 되지 않는데 말이다. 아직도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평생동안 원없이 누리고 살아온 그녀를 보고 말이다.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검찰에 나가 수사 받는 걸 자신의 일보다 안타까워한다. 동네 수퍼에서 만원어치 물건을 훔친 영자네 엄마는 용서할 수 없는 죄.. 2024. 3. 21.
10년 전 일기 2014년 3월 21일 꿈이 아니라 망상을 좇았던 두 친구. 한 친구는 일확천금의 꿈을 좇아 도박장을 전전했고 한 친구는 세상의 수많은 여자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 에너지를 쏟았다. 결코 뿌리칠 수 없는 강렬한 유혹! 도박, 여자... 자극에 길들여진 이들은 평온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더한 자극을 찾아 길을 나선다. 두 친구 가운데 한 친구는 연락이 완전히 끊겼고 한 친구는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허드렛일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 2024. 3. 21.
방송서 권숯돌 작가를 추모하는 나에 대해 말함 https://www.youtube.com/watch?v=_4HBxQWTYiQ 2024년 2월 25일 인문 시사 유튜브 방송 사람 ing 에서 권숯돌 작가를 추모하는 나에 대해 말함. 방송 시작 1분부터 약 3분 사이. 2024. 3. 1.
권샘 꿈을 꾸었다 권샘이 세상을 떠난뒤 처음으로 권샘 꿈을 꾸었다. 권샘은 하늘하늘한 흰옷을 입고 있었고 늘 그러하듯 챙이 있는 모자로 햇볕을 가렸다. 권샘은 뜻하지 않게도 매출액 700억 규모의 회사에서 중간 간부로 일을 한다고 하였다. 회사가 하는 일은 좀 생소하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어떤 정보를 제공하여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또 마침 승진을 하여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구나 싶었다. 권샘과 나는 월간지 형태의 어느 잡지에 실린 한 화가의 그림을 보았다. 사실과 비구상 사이의 그림으로 잡지 거의 모든 면을 화가의 그림으로 채우고 있었다. 나는 화가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중년의 남자로 양복을 입었으며 난 화가에게 어떤 물감을 쓰는지 물었다. 화가는 친절하게도 물감을 짜보이며 자신이 쓰고 있는 주조색에 대해 설명을.. 2024. 3. 1.
권숯돌 작가를 떠나보내고 옴 벗들과 함께 권숯돌 작가를 떠나보내고 왔다. 유해가 묻힌 곳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그의 부재를 실감한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권숯돌. 본명은 권유선 아명은 권내영이었다. 사촌 동생인 권기현 선생에게 들으니 숯돌이란 필명은 자신의 삶을 맹렬히 불태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다. 어린 시절 이마가 까매서 어른들이 그리 불렀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런 뜻이 있었는 줄은 몰랐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날아오르려는 순간이었다. 이제 비로소 자신의 삶을 본격적으로 불태울 기세였다. 하지만 불은 이내 사그라들며 꺼지고 말았다.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급작스란 죽음 앞에 그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은 황망하기 그지없다. 야속하지만 산사람은 산사람이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기에 떠나보내야 한.. 2024. 3. 1.
권숯돌 작가를 떠나 보내며 무슨 말부터 해야 될지를 몰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우리들의 소중한 벗 권유선. 또 다른 이름은 권내영이었고 필명은 권숯돌이었습니다. 숯돌은 어린 시절 이마가 까매서 어른들이 붙여준 이름이라네요. 권샘은 1972년 6월 13일 부산에서 태어나 2024년 1월 16일 전라도 강진에서 잠들었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권샘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권샘은 왜 우리 곁을 그리도 황망하게 떠나가야 했을까요? 야속하고 또 야속합니다. 지금이라도 웃는 얼굴로 샘~ 하며 반길 것 같은데 말입니다. 권샘을 만난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겠지요. 권샘과 함께 하는 산책은 얼마나 .. 2024. 3. 1.
권숯돌 작가의 선물 어린시절 아버지는 어디선가 고양이 한마리를 가져오셨다. 줄무늬 고양이였다. 나는 고양이를 매우 사랑하여 녀석을 늘 품에 안고 자곤 하였다. 고양이의 따뜻한 체온은 물론 심장에서 나는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르렁대는 그 소리. 1979년 12월 22일. 아버지는 거뭉이와 함께 고양이를 이웃 마을에 팔았다. 그리고 그 날 우리 가족은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 서울행 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선 서울행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곳은 청량리 산동네였다. 나와 동생은 유리창에 성애가 가득 낀 단칸방에서 거뭉이와 고양이를 생각하며 울었다. 2018년. 나는 일본에서 살던 권숯돌 작가로부터 몇 개의 도예 작품을 선물로 받았다. 도자기 공방에 다니며 본인.. 2024.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