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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고누놀이

by 만선생~ 2023. 11. 19.
 
어릴 때 땅바닥에 앉아 고누놀이를 했었다.
학교갔다 돌아오는 길모퉁이서도 했었고 언덕너머 성록이네집 마당에서도 했었다.
어디서든 돌맹이 몇 개만 있으면 할 수있는 놀이였다.
지금은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
헤아려보니 고누놀이를 한지 40년이 넘는다.
모국어도 40년 넘게 쓰질 않으면 잊어먹는데 하물며 놀이야 말해 뭣하랴.
조선 효종 때인가 네델란드 사람 벨테브레가 조선 땅에 표류해 귀화를 했으니 박연이다.
스물여덟해동안 모국어인 네델란드말을 쓰지않다.
통역을 위해 네델란드인들을 만났다.
조선 땅에 표류해온 하멜일행이다.
박연은 네델란드 말을 할 줄 몰랐다고 한다.
한참동안 말을 섞고나서야 비로소 통역을 할 수 있었다.
남북역사학자들이 2007년 부터 2017년까지 7차(?)에 걸쳐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를 발굴조사하였다.
적지않은 유물이 나왔는데 깨진 기왓장도 그 중 하나다.
기와엔 고누놀이판이 새겨져 있었다.
벽돌제작자들이 가마에 벽돌을 굽다 재미삼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어릴 때 내가했던 고누와는 판이 조금 다르지만 고누가 맞다.
누군가와 고누놀이를 하고싶다.
40여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그림은 남북역사학자 협의회에서 의뢰받아 그린 웹툰 '만월대' 가운데 뽑은 컷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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