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극장에 가 입소문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서울의 봄"을 봤다.
입소문이 날만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김오랑 소령이 쿠데타 군에 맞서 싸우다 죽는 장면에선 눈물이 나왔다.
남편이 죽은 뒤 눈이 멀어 실족사했다는 부인의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가슴이 더 미어졌다.
수도방위사령관 장태완 소장과 특전사령관 정병주 소장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후 삶은 신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군인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쿠데타 세력과 맞서 싸운 댓가는 정말이지 혹독했다.
그에 반해 전두환을 비롯 쿠데타에 참여했던 세력이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렸는지 우린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놈들과 그 자녀들은 아직도 호의호식하며 잘살아가고 있다.
피가 끓고도 남을 일이다.
배우는 배역에 따라 인물이 달라진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깡패역할을 했던 배우는 쿠테타군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군(준장)으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 역사에서 그가 누구였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장태완 장군 역을 맡은 정우성이었다.
잘생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잘 생긴 줄은 미처 몰랐다.
특히 행주대교에서 2공수여단을 홀로 막아서는 장면은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어쩌면 정우성은 이 역할을 맡기위해 평생동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는지도 모른다.
그에 반해 전두환 역할을 맞은 황정민은 약했다.
연기는 잘하는데 착한사람이 악역을 맡으니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광기 차 눈을 희번덕거렸음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꾸만 "너는 내운명"이 생각났다.
다방레지를 사랑하는 순정남 말이다.
이어 드라마 제 4공화국에선가 전두환 역할을 맡은 배우 정종준의 희번덕 거리는 눈빛이 생각났다.
정말 말투와 행동이 먹이를 앞둔 동물 그 자체였었다.
영화가 끝난 뒤 발걸음을 떼지않고 영화말미에 올라오는 자막 (크리티컬?)을 다봤다.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 이름이 빼곡했다.
한 편의 영화는 감독과 배우들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 많은 이들이 흘린 땀의 결정체가 바로 영화다.
그리고 영화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들 한다.
하나회 척결로 군부가 더 이상 정치일선에 나올 수 없게 되자 이제는 검찰이 그를 대신하고 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무기로 정치 경제 언론을 길들이고 미디어를 동원하여 마침내 행정권력까지
손에 넣었다.
윤석열 정권은 그렇게 탄생하였다.
불의의 시대.
한 편의 영화가 어둠을 뚫고 작은 불빛을 만들어내고 있다.
1,000만 관객으로 좀 더 큰 불빛으로 타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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