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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1592 진주성

진주성 작업 2 (확장컷)

by 만선생~ 2023. 12. 6.
확장 컷
 
날로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꽉꽉 채워야 안심이 된다.
열을 하라고 하면 열 둘이나 열 셋을 하는 식이다.
만화 작업도 그렇다.
페이지 안에 칸을 빡빡 채워야 성이 찬다.
칸이 헐거우면 날로 먹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누가 칼을 들이대며 시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고 있다.
출판사에 보낸 조판 작업 시안을 보는데 원고가 너무 빡빡하다.
한 페이지 안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이미 그려놓은 걸 뺄 수는 없고.
해결책으로 칸을 틔워보기로 한다.
그림을 가두고 있던 한 쪽 면을 지우고 나니 그나마 좀 낫다.
숨이 덜 막힌다.
만화는 페이지 안에 4각의 틀이 있다.
이 틀 안에서 컷을 나누어가며 연출을 한다.
방식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4각의 틀 안을 벗어나 그리기도 하는데 이를 확장 컷이라 한다.
화면을 넓게 쓸 수 있고 연출이 용이하다.
만화체 작가는 이를 잘 쓰지 않지만 극화체 작가들은 이를 즐겨 쓴다.
나도 확장 컷을 종종 사용한다.
단점도 있다.
확장 컷을 남발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순정만화의 경우 확장 컷이 참 많다.
내가 순정만화를 잘 못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만화 예를 들어 좀 그렇지만
아키라를 그린 오토모 가츠히로는 확장 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만화체가 아닌 극화에서 확장 컷을 사용하지 않고 그리는 건 대단히 어렵다.
그런 면에서 실력자 중 실력자다.
그에 반해 20세기 소년을 비롯해 수많은 히트작을 낸 우라사와 나오키는
확장 컷을 자주 쓴다.
확장 컷이 없는 페이지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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