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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호족반

by 만선생~ 2023. 12. 17.
 
 
보면볼수록 빠져드는 것이 호족반이다.
어쩜 이리도 비례가 아름다운지 조상님들의 손길에 놀라곤 한다.
한점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것이 마치 석가탑을 보는듯하다.
이렇든 조형미가 뛰어난 밥상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던
조상님들의 삶이 부럽기까지 하다.
호족반과 함께 갖고싶었던 것은 순백의 자기다.
하얗기만 해서도 안된다.
선이 아름다워야 한다.
며칠전 눈수술을 마치고 나도 모르게 향한 곳은 황학동이었다.
호족반을 샀던 그 골동풍점에서 또 하나의 호족반을 질러버린 것이다.
주인 말로는 왜정 때 만들었을 거라고 한다.
금이 가긴 했지만 상태가 비교적 좋다.
선이 아름다운 순백의 자기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다들 주둥이가 뭉툭했다.
주인말로는 조선시대 자기는 주둥이가 얇은데
왜정 때 와서는 주둥이가 뭉툭해졌다고 한다.
시대가 지날수록 디자인이 세련돼져야는데 어찌된 일인지 거꾸로 였다.
최상의 상태인 것을 고르고골랐다.
주인말로는 조선말에서 왜정 초기 때 만들어진 것이라 했다.
조선시대 것만큼 주둥이가 날렵하진 않지만 돈을 지불할만 했다.
역사만화를 그리면서 갖고싶었던 또 하나의 소품은 담뱃대였다.
역시 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골랐다.
백동으로 만들었고 왜정 때 기생이 쓰던 것으로 추정했다.
집으로 돌아와 셋팅을 하니 나름 분위기가 있다.
이전보다 훨 풍부해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술병에 술을 담아서 따라서 마시는 거다.
하지만 눈수술을 해서 마실 수가 없다.
대신 누구라도 찾아오면 감상용 호족반을 꺼내 술상을 봐줄 터다.
몸만 오시라.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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