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동물의 왕국 2

by 만선생~ 2024. 1. 12.

 
동물의 왕국 2
 
남이 애써 사냥한 먹이를 가로채가곤 하는 하이에나.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마저 놈들에게 먹이를 뺏기기 일쑤다.
일대 일로 상대하면 별 거 아닌데 하이에나들은 언제나 떼로 달려든다.
동료 의식도 강해서 무리 중 하나가 사자에 잡히면
일제히 달려들어 동료를 구한다.
때에 따라선 사자를 잡아 먹기도 한다.
몸집은 사자보다 훨씬 작지만 무는 힘은 되려 더 강하단다.
하이에나가 자기보다 몇 배나 큰 먹이를 끌고 끄는 모습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어쩌면 세렝게티의 최상위 포식자는 사자가 아닌 하이에나가 아닐까 싶다.
사자 입장에서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하이에나를 죽이려하지 않는다.
맛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사자 다음으로 힘이 센 포식자는 표범이다.
하이에나와 일대 일로 붙어도 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하에에나의 무는 힘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
그래서 애써 사냥한 먹이를 빼앗기곤 한다.
나무를 잘타는 표범으로선 먹이를 최대한 빨리 나무 위로 끌어 올려야 한다.
다행이도 하이에나는 나무를 못탄다.
그래서 나무 위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하이에나의 모습이 심심찮게
카메라에 잡히곤 한다.
지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치타는 몸집이 작다.
그래서 물소와 같은 대형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건 엄두를 내지 못하고 빠른
발을 이용해 영양이나 토끼같은 작은 초식동물을 사냥한다.
 
하지만 사냥한 먹이를 온전히 지켜내지 못한다.
사자에게 뺏기고 하이에나에게 뺏긴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먹이를 빼앗긴 뒤 켁켁 거리며 울고있는 치타의 모습은 볼 때마다 안쓰럽다.
마치 먹이사슬에서 밀려난 내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세렝게티는 위험으로 가득차있다.
물조차 편히 마실 수 없다.
언제 악어가 튀어 나와 물어뜯을지 알 수없기 때문이다.
물속으로 끌려가 바둥거리는 동물을 볼 때마다
자연의 질서가 얼마나 냉혹한지 새삼 깨닫는다.
악어 또한 살기 위해선 사냥을 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최상위 포식자 인간으로 태어난 나는 누군가에게 잡아먹힐 걱정이 없다.
공권력이 나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해주고 있다.
궁핍할 지언정 굶어죽진 않으니 오락으로 동물의 왕국을 본다.
살면서 요즘처럼 동물의 왕국을 열심히 본적은 없었다.
 
아... 그런데 사자에게 사람은 어떤 맛일까?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의 왕국 4  (0) 2024.01.14
동물의 왕국 3  (0) 2024.01.12
동물의 왕국 1  (2) 2024.01.12
안춘회 선생님  (0) 2023.12.21
나는 소시오패스일까?  (1)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