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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소설 일반 도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by 만선생~ 2024. 4. 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2003년 약 9년만에 만난 친척여동생은 내게 상자 하나를 건넸다.
뭐가 들었나 싶어 열어보니 책이 열 몇권 쯤 되었다.
자신이 읽은 책이라 했다.
읽은 책을 굳이 쌓아두지 않는 탓에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 이전엔 "철학에세이" 같은 책을 줘 읽기도 하였다.
그날 집에 돌아와 책들을 들춰보았다.
딱히 관심가는 책은 없었다.
그래도 건넨 사람 성의를 생각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포레스트 카터라는 인디언 핏줄을 이어받은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이다.
한데 흥미가 일지 않았다.
110 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그 책을 21년만에 펼쳐들었다.
페이지가 접힌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20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흥미가 일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도 취향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남들이 아무리 감동깊게 읽었다 해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별무소용이다.
책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 서평을 찾아보니 뜻밖의 사실을 전하였다.
작가가 KKK의 단원이었다는 것이다.
그 것도 지도자급이었단다.
믿기지 않았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토록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였다니.
더구나 인디언 핏줄이 흐르고 있지 않은가!
검색을 해보니 그조차 거짓말이라 한다.
멍했다.
체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쓸 수없는 글이었다.
상상으론 쓸 수가 없다.
취재도 한계가 있다.
작가는생전 Kkk 단원이었음을 단 한번도 입밖에 꺼내지 않았단다.
영원히 봉인해야할 비밀이었을 거다.
사람은 변한다.
극단적 인종혐오자였어도 깨달음을 얻어 거듭날 수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친척여동생이 준 책을 모두 세어보니 스물 한권이다
반 쯤 읽고 반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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