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곽원일 작가와 함께 영화계 실력자인 모인그룹 정태진 회장님을
찾아뵈었다.
나는 두번 째고 곽원일 작가는 처음이다.
이야기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일 뿐 아니라 회장님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셨는데 삶이 마치 영화와 같았다.
어떤 대목에선 첩보 영화 어떤 대목에선 전쟁 영화 어떤 대목에선
휴머니즘 영화 같았다.
한 사람이 이처럼 다채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놀라온 대목은 부친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릴 때 흥얼거리던 노래의 가수가 아버님이시란 거다.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
전선야곡 이란 노래로 기성세대라면 듣지 않을래야
안들을 수 없는 노래다.
전파를 통해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가수는 신세영, 작사자는 유호, 작곡가는
그 유명한 박시춘이다.
1.4후퇴가 있던 1951년 10월 취입되었고 1952년 발매가
되었는데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국민가요가 되었다.
그만큼 당대 사회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었다.
신세영은 예명으로 당시 유명가수였던 申카나리아의 ‘申’, 장世정의 ‘世’,
이난影의 ‘影’자를 한 글자씩 조합해 만들었다고 한다.
본명은 정정수.
한옥에서 생활하시다 돌아가셨고 회장님은 아버님이
사시던 집에서 그대로 생활하고 계신단다.
아버님의 온기가 느껴지는 집을 두고 차마 이사를 가실 수 없으시다는 거다.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서라면 이사를 가는 게 맞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
나는 회장님의 영화같은 여느 삶보다 이 것이 더 궁금하였다.
더불어 집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갔다.
장편 만화는 아니더라도 단편만화의 소재는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회장님은 여전히 어려운 분이고 그래서 감히 집을 구경하고
싶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아무튼 집에 돌아와 유튜브를 통해 부친인 신세영 선생님이 부른
전선야곡부터 현인, 남진, 나훈아 등의 가수가 부른 전선야곡을 들었다.
어린 시절 들으며 느꼈던 감정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나
가슴을 적시는 것이었다.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202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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