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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강수연

by 만선생~ 2024. 7. 10.

 
 
강수연
컴퓨터가 고장나 두살많은 선배에게 SOS를 치니 기꺼이 와주었다.
컴퓨터를 고치는 중 이런저런 얘기끝에
영화배우 강수연씨 얘기가 나왔다.
나는 강수연씨가 배우로서 활동이 뜸했고 직위는 정확히 모르는데 부산국제 영화제 위원장
뭐 그런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강수연씨가 신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만화판도 그렇지만 영화판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후배들을 위해 돈을 많이 썼을 거라 말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아무래도 형편이 나은 사람이 계산을 하지 않던가!
나는 강수연씨가 톱배우이기는 하나 전성기를
누렸던 8,90년대가 지금처럼 시장이 크지 않아 개런티를 그리 많이 받지는 못했을 거라 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톱배우가 10을 번다면 그 땐 3을 버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일반인들보다야 낫겠지만 그리 풍족하게 살진 않았을 거라 말했다.
강수연씨에 대한 나의 평은 사적 이익보다는 공적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그런데 말을 하다보니 선배의 반응이 이상했다.
마치 강수연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말하였다.
확인차 다시 물으니 강수연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래?"
선배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짓더니 자신이 사회와 얼마나 격리된 생활을 했는지 말하였다.
노가다를 하느라 뉴스같은 걸 전혀 챙겨보지 않았단다.
정치권 소식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일이 힘드니 잠부터 자야했단다.
선배가 말하길 노동자들이 선거 때마다 국힘을 찍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몸이 힘드니 제대로된 정보를 접할 수 없다는 거다.
뉴스를 봐도 종편만 본다는 거다.
종편이 뭔가?
기득권세력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사다.
그리하여 종편을 보는 사람은 종편의 논리를 따른다.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에 표를 안주고 사용자를 대변하는 정당에 표를 준다.
극단적으로 무능하고 사악하기 이를데 없는 윤석열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요새 선배는 일이 없어 논다.
일이 있어도 몸이 축나서 못한다.
컴퓨터를 고치러 와준 건 이같은 배경이 있어서다.
생각하니 강수연씨가 출연한 영화를 몇편 안본 것 같다.
경마장가는길. 달빛길어올리기. 블랙잭. 흑수선. 한반도까지 다섯편이다.
 
 

글에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하*준
옛날에 강수연 배우께서 해줬던 말.
" 정상을 찍고 내려가야하는 여배우는 말 못할 고민이 있어요. 정상에 있을땐 출연료도 많았지만, 의상과 악세사리, 메이크업 등의 협찬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행사 참여에 자비가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갈땐 협찬이 끊어집니다. 소탈한 이미지의 여배우는 덜하지만, 늘 화려한 이미지를 지닌 여배우는 자비로 의상을 구입하기에 적잖게 부담이 됩니다. 그건 어디에 말하기 힘든 고민이에요.. 때론 사람들에게 배우가 아닌 그냥 일반인으로 인삭되면 좋았겠다. 라도 생각하기도 했죠."

지*태
영화 베테랑에 나왔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가 강수연 배우의 말이라고 주워들었습니다.

우*훈
개인적으로는 참 존경했던 배우였습니다. 너무 멋졌던. (한동안 제가 바빠서, 소주 한 잔 해야하는데.. 그러던 중에 떠나버렸던. 마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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