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14년 전

by 만선생~ 2023. 11. 1.

"월간 우리만화"라는 월간지가 있었어요.
사단법인 우리만화연대에서 발간하는 56쪽짜리 소식지인데요.
한국문예진흥원(?)이란 기관의 지원과 회원들의 회비로 발행되었습니다.
만화가로 이름을 알린 제 첫 책이 "정가네소사"(3권)인데요.
여기 연재하며 분량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형식적 수준이지만 원고료도 지급되었던 소중한 지면이었습니다.

2009년 11월 하루는 편집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달의 작가로 인터뷰를 하러 온다는 것입니다.
이글루스에서 서면 인터뷰를 한적 있지만 직접 대면하는 인터뷰는 처음이었습니다.
기사는 지금 우리 시대의 정론지 굿모닝 충청에서 만평을 그리는 서라백 작가가 쓰고 사진은 일본 교토 세이카대학(정화예술대학) 만화과 출신의 김형욱 작가가 찍었습니다.

내가 인터뷰이라니.
이런 영예가 또 있을까싶었습니다.
남들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부러워했었지만 제 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4면에 걸쳐 인터뷰 기사가 실렸고 세월과 함께 그 때의 기억도 잊혀졌습니다.

헌데 어제 김형욱 작가가 무슨 일인지 그 때 찍었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사진 속엔 14년 전 제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었습니다.
아.. 이렇게 풋풋할 수가.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였습니다.
14년 세월만큼 늙어버린 용연이가 14년 전 용연이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안녕 용연아.너의 미래가 궁금하니?
아주 영예로운 삶을 살고있진 않지만 어린 시절 네가 꾸었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니 실패한 인생은

아닌 거야.
궁금하다.
과거 네가 궁금해하던 너의 미래가 지금의 나이듯 나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일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없는게 삶이지만 그 때 역시 지금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음 좋겠다.
말이 좀 길어졌네.
그럼 오늘은 여기서 그만... "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여섯  (0) 2024.03.25
나의 청년 시절  (0) 2024.03.23
염색  (0) 2023.11.09
서른 무렵  (1) 2023.10.23
반중 조홍 감이  (0)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