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말 NGO 활동가인 윤형식 선생님 초대로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 안내서 한권과 줌인러시아란 책밖에 읽은 게 없는 나로선 블라디보스톡은
참으로 낯선 도시였다.
자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윤선생님의 친철한 안내로 편안하면서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5박6일동안의 블라디보스톡 여행!
무엇 하나 허투로 지나칠 게 없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면
루스키섬의 뱌틀린곶을 들겠다.
블라디보스톡 남단에 위치한 루스키섬은 강화도 정도의 크기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묶여 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바틀란 곶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일단 차가 잡히지 않고 안내판도 없다.
거기다 끝어없이 이어지는 눈길이라 자칫 길을 잃고 섬을 하염없이
헤맬 수도 있다.
얼마 전 윤선생님과 통화를 했는데 그 때 자기는
몇 차례 다녀온 곳이기도 해서 가고 싶지 않았단다.
하지만 부득불 가고싶어하는 나를 외면할 수 없어 길을 나섰다고.
한참동안 눈길을 헤맨끝에 도착한 뱌틀린곶은 장관이었다.
바다에 떠다니는 얼음덩어리라니 대한민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하다.
대형선박이 아니면 금세 좌초되고 말 것이다.
왜 러시아가 그토록 부동항을 원했는지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을 보며 알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얼마지나지 않아 윤형식 선생
역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계속 눌러있을 수 없었다 한다.
이제 코로나 백신을 맞은 윤형식 선생은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난다.
그리고 올 겨울이나 내년 봄 블라디보스톡으로 놀러오라 하신다.
미처 가지 가지 못한 곳들을 안내하시겠다며.
아마도 내년 봄 나는 블라디보스톡에서 여행도 하고 작업도 하며 한동안 있을 것 같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얼마나 왜소한지 알게 해준
바틀란 곶 영상을 여러분께 소개한다.
202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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