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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

비와호 라인

by 만선생~ 2024. 4. 5.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에 간 적이 있다.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바다처럼 넓은 호수다.
출발지는 교토역이다.
전철로 비와호라인을 따라 한시간 너머 달리면 아름다운 비와호 품에 안길 수 있다.
나는 오쓰역(大津)을 지나며 어딘지 낯이 익다 싶었다.
생각하니 해유록에 나와있는 역이었다.
해유록은 조선통신사 제술관인 신유한 선생이 쓴 일본 여행기다.
중국 여행기에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가 있다면
일본 여행기엔 청천 신유한이 쓴 해유록이 있다.
1719년 조선 통신사 행렬은 교토를 지나 에도로 향한다.
그 길목에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화호가 있는 것이다.
오쓰에서 하룻밤 잔 통신사 일행은 구사쓰(草津)를 지난다.
400년 전 조선 통신사가 지나던 길을 지나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와호 물에 직접 손을 담그던 그 순간 제술관 신유한 선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난 3월 군산 근대문화거리에 있는 히로쓰 가옥을 찾았다.
일본인 지주 히로쓰가 살았던 집은 정말 대단하였다.
식민지 조선에 와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이다.
그런데 안내판 어디에도 히로쓰를 한자로 병기하지 않았다.
한글세대에겐 어떤지 몰라도 한자 세대인 나로선 불만이었다.
역사를 좀 더 깊이 알기 위해선 한자 병기가 반드시 필요하단 생각이다.
궁금증은 오키나와 출신의 일본인 도구치 데츠야 선생이 히로쓰가
광진(廣津)임을 알려주셔서 풀렸다.
나루진津자가 쓰로 발음되는 것이었다.
덕분에 비와호 라인에 있던 오쓰(大津)와 구사쓰 (草津)가 생각났다.
더하여 임진왜란에 참전한 왜군 장수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도 생각났다.
우리식으로는 도진의홍이다.
 
오늘 대만에 진도 7이 넘는 지진이 있었다.
민병재 선생이 쓴 글에 일본인 카츠야 도구치 선생이 댓글을 달았는데
쓰나미가 진파(津波)였다.
지진의 여파가 오키나와까지 이어졌는데 사람들이 지하로 피하지 않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쓰나미에 대비하기 위해 말이다.
만화가로서 만화 선진국인 일본 만화를 원서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다.
어학에 소질이 없어 금세 잊어버려서다.
 
다만 일본 한자는 좀 읽는 편이다.
이런식으로 같은 한자가 반복되면 자연스레 외워진다.
도구치 선생 말에 따르면 오키나와엔 츠하(津波)란 성(姓)이 많다고 한다.
난 카츠야 도구치 선생의 한자이름이 궁금하였다.
선생은 渡久地(도구치) 克哉(카츠야)라 알려주셨다.
오키나와에 하나밖에 없는 성姓이라 한다.
오키나와 출신의 친한파 일본인 카츠야
언제 도쿄에 가면 도구치 선생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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