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따금 자기 소설을 만화화 하면 어떠냐고 제안해오시는 분들이 있다.
제안까지는 아니고 살짝 운을 띄우는 분들도 계시고.
모두 완곡하게 거절한다.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작품을 만화로 그리려면 내 작업 속도로 보아 최소 2년은 걸릴텐데 그럼
난 그동안 뭘 먹고 살지?
연재처를 따내는 것도 모두 내일이 되는 건데 내가 왜 그런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나?
무엇보다 만화화를 제안해오시는 분들께서는 내 작품을 애정있게 읽고 있지 않다.
페북에 올린 단편적인 작업을 본 게 전부다.
그저 자기 작품이 만화화 됐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던져보는 것이다.
2018년 가을 "목호의난 완성을 위해 바짝 긴장하며
작업하고 있을 때 어떤 이가 다짜고짜 웹툰(네이버) 연재 제안을 해왔다.
기가 막힌 스토리가 있으니 작업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그러면서 빨리 만나자한다.
그 이는 내게 엄청난 기회란 식으로 말하며 작업을 기정사실화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를 얼마나 알고 저런 제안을 해오는 걸까?
설사 웹툰 연재로 억만금을 번다해도 나는 내 작업을 위해 거절했을 것이다.
나는 작업속도가 너무 더디어서 다른 이가 쓴 스토리를 소화할 여력이 없다.
내가 쓴 스토리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그렇다고 나만의 스토리를 고집하는 건 아니다.
출간된 "의병장 희순"이나 작업중인 "진주성"처럼 다른 이의 글을
만화화 시키기도 한다.
신뢰가 확고할 때다.
만화화 제의를 해올 땐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
최소 출간된 내 작품을 모두 읽고 재원 마련과 유통을 고민했으면 한다.
막연히 자기 작품이 만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툭 던지는 건 아니다 싶다.
202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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