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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근우형 1 인정 욕구가 과하면

by 만선생~ 2024. 9. 9.
내용과 상관없어요.

 

 
인정욕구에 시달리는 사람을 만나면 괴롭다.
자기를 알아달라고 얼마나 떼를 쓰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했던 일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유학 중 정치 상황이 바뀌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다는 이야기부터 스무살 아래인
여자에게 대쉬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자신이 얼마나 용기있고 결단력있게 행동했는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대해 단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완전 관심밖이다.
내 책을 사서 읽는 건 눈꼽만큼도 기대할 수가 없다.
행여 내 얘길 꺼낼라치면 말을 자르기 일쑤다.
한다해도 들은 둥 만둥이다.
자기 얘기를 하기에 바쁘다.
정말이지 자기애로 똘똘뭉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인정받고싶으면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상대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줄도 알아야한다.
하지만 그는 갈급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급급하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아달라고 애원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역겨웠다.
이후 자기 신상을 담은 계속 보내왔지만 모두 무시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는 내게 더이상 카톡을 보내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세마디 말 할 때 내게 한마디 말할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
내 책을 사서 읽고 소감을 말해줬으면 어땠을까?
나는 그가 역겹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고마웠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그의 용기를 칭찬해줬을 것이다.
스물살 아래의 여인에게 대쉬한 그를 로맨티스트로
기억할 것이다.
그는 나에게 충분히 존중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인정욕구를 주체할 수 없었고 급기야 나를 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어딜 가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한마디도 좋게 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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