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어머니집에 와 있다.
할머니가 만주에서 추석날 돌아가신 까닭에 할머니 제삿날이기도 하다.
차례를 지내기 전 큰형은 조카들 앞에서 가문의 내력을 말하였다.
"우리 나주 정씨 시조는 고려 충렬왕 때 명신 설재 정가신 선생인데 세자인
충선왕 스승이었어.
선생이 세자를 모시고 원나라 수도 대도에 머물렀는데 그 때 고향을 그리워
하며 쓴 시가 바로 이 거야."
하면서 액자 속에 있는 한시를 읽어내려갔다.
해동남유금성산
해동 그러니까 고려 남쪽에 금성산이 있고
산하오려초수간
그 산 아래 내가 살던 초가삼간 있네
항유원도친수종
골목과 뒤안의 버들과 복숭아는 내가 친히 심었으니
춘래응대주인환
봄이 오면 응당 주인 오기를 기다리겠지
가재삼천리외지
고향은 삼천리밖 아득히 멀고먼데
신십이제왕성
이 몸은 십이제왕 대도에서 노니누나
옥소취단강남몽
옥퉁소부는소리 강남꿈을 깨우나니
창외무심월오경
창밖엔 무심한달 새벽녁이 되었구나
가재삼천리외지
고향은 삼천리밖 아득히 멀고먼데
신십이제왕성
이 몸은 십이제왕 대도에서 노니누나
옥소취단강남몽
옥퉁소부는소리 강남꿈을 깨우나니
창외무심월오경
창밖엔 무심한달 새벽녁이 되었구나
오늘은 형들과 김제 황산에 있는 아버지 산소에 가 차례를 지내고 아버지 고향인
장성 백양사 앞 모텔에서 하룻밤 잘 예정.
마침 백양사 앞 쌍계정에는 이 시가 편액으로 걸려 있다 한다.
동생은 독일 퀼른으로 출장을 가 참석을 못하고.
큰형은 부부동반으로 그리스 여행을 다녀와 한 참 그리스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우리 형제들 나만 빼놓고 글로벌하게 살고 있다.
고려 때는 가볼 수 있는 최대치가 원나라 수도 대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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