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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천사같는 여의사님

by 만선생~ 2024. 9. 26.

음식을 씹을 때마다 아프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한참동안 수저를 놓고 앉아 있던 적도 있다.
이를 닦을 때도 아프고 심지어 머리를 감을 때도 아프다.
이는 아니고 턱관절 어디쯤인데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다.
의정부 백병원 신경과에 갔는데 여의사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없으나 사십대 초반 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얼굴도 제법 예쁜데 아주 상냥한 말씨로 증상을 묻는다.
의사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모양으로 몸이 얼어붙었다가 이런 의사를 만나니
어안이 벙벙하다.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던 여느 의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금까지 의사들에게 당했던 설움이 눈녹듯 사라지는 것이었다.
의사선생님은 진통제와 소염제 그라고 근육이완제를 처방해주었다.
열흘동안 약을 먹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다시 병원에 가보았다.
의사 선생님은 아주 상냥했다.
증상을 묻는데 나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양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니
천사가 따로 없었다.
하늘에만 있는 줄 알았던 천사가 지상에 있었다.
"한 쪽이 많이 부으셨어요."
의사 선생님은 일주일치 약을 주며 연휴가 끝나면 MRI 사진을 찍어보자고 했다.
진료실을 나서 원무과에 가 결재를 하였는데 진료실 앞에 두고온 가방이 생각났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가보니 의사선생님이 혈압기 앞에서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키가 크지도 작지않은 것이 보기 딱 좋았다.
종이 가방을 챙겨가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미소가 백만불이다.
추석이라 집에와 어머니께 증상을 말하니 누나도 같은 증상으로 고생을 하였단다.
그리하여 MRI를 찍었다고 한다.
결과는 놀랍게도 아무증상이 없음이었다.
그리고 썩을 썩이던 직원이 퇴사를 한 다음엔 거짓말처럼 나았다고한다.
나 역시 어제 오늘 밥을 먹는데 아무렇지가 않았다.
이를 닦아도 아프지 않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추석인 오늘 아침, 아버지 산소가는 길에 모처럼 셀카를 찍어보았다.
의사 선생님 말대로 한 쪽 볼이 부어있었다.
살이 쪄 그렇지 않아도 넙대대한 얼굴이 더 넓어보인다.
형수님께 MRI 찍는데 얼마나 드냐 물으니 50만원 정도 한단다.
이대로 계속 아프지않으면 MRI를 찍지 말까?
나이가 드니 몸이 자꾸 고장이나고 수선을 해야한다.
없는 살림 더 축이난다.
그나저나 의사 선생님을 보기위해서라도 병원을 계속 다녀야하는 건 아닐까?
살다살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의사 선생님은 처음 본다.
 
 
 
202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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