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오늘 아침 안개가 자욱해 베란다에 매달아 놓은 풍경이 도드라져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 안개를 해치며 학교를 다니곤 했다.
몇걸음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토록 진한 안개가 1교시를 마치고 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안개하면 떠오르는 건 안개꽃이다.
꽃꽂이할 때 없어선 안될 정말이지 안개처럼 예뻐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단군이래 최고 미인이라 일컫는 정윤희가 나오는 안개마을이란
영화도 생각난다.
작품성과는 별개로 미모가 눈부시었다.
또 하는 가수 정훈희가 부른 안개라는 노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결심 삽입곡으로 나왔는데 탕웨이가 스스로를
땅에 묻고 파도에 잠기는 모습은 가슴이 먹먹하다.
아...
IMF 때 작은 형 회사가 부도나 작은형 처남과 2 5톤 트럭에 물건을 가득싣고
어딘가를 하염없이 달리던 기억이 난다.
정말이지 안개가 자욱해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운전을 하던 처남은 너무 힘들어 차를 세워놓고 한동안 잠들었었다.
다들 힘든 시기였다.
누군가는 사업이 망해서 누군가는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떠돌았다.
갈곳이 없어 산에 올랐다.
그런 세월을 거치며 지나왔다.
앞으로 어떤 위기가 우리앞을 가로막을지 알 수가 없다.
정말이지 안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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