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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어머니께선 밥을 하실 때마다 조리로 쌀을 일었다.신기하게도 항상 돌이 두어개씩 걸러져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럼에도 이따금 한번씩 돌을 씹곤 했다.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신경을 많이써야하는 것이 조리질이었다.담석이란 병이 있다.가슴에 돌덩이가 생겨 가슴을 쥐어짜는 병으로 고통스럽기 이를데 없다고 한다.하지만 그 순간을 넘기면 얄궂게도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만다.사람들이 말하길 조리질을 잘 안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했다.물론 의학적으로 말이되지 않는 낭설일 뿐이다.나는 어린시절을 시골 외딴집에 살아 문명으로 멀리 떨어진 삶을 살았다.복조리가 있다는 것도 서울에 올라와서야 처음으로 알았다.쌀을 일구듯 복을 일구라는 의미로 복조리라고 한단다.그 것도 하나가 아닌 쌍으로 돼있다.정월 대보름 무렵 부엌이나 .. 2024. 7. 29.
오세영 <<토지>> 애써 외면해왔던 만화 "토지"를 4권까지 봤다.결론부터 말하면 읽기가 너무나 힘들었다.한마디로 가독성이 없다.소설 토지를 만화로 각색해 그린 오세영 선생은 자타가 공인하는최고의 실력자다.데셍력은 그 누구도 따라올 이가 없다.세계 최고라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연출력도 빼어나다.선생이 그린 단편소설들은 이같은 장점이 아주 잘 살아나 있다.헌데 만화 토지는 오세영 선생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나로서도 읽기가 힘들었다.읽다가 자세가 비틀리면서 어느새 잠에 빠져드는 것이었다.이같은 일이 몇번이나 반복하고서 겨우 4권까지 읽은 것이다.5권 6권 7권...쉽게 읽어 내려갈 것 같지 않다.나는 애초 오세영 선생이 토지를 안그렸음 좋았겠단생각을 많이 했다.모자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길 바랬다.그리고 "부자의 그림일기.. 2024. 7. 29.
내 마음의 학급 문고 내 마음의 학급문고 선생님께서 자기소개를 반친구들 앞에 하라 했을 때 심장은 가눌 수 없을정도로 떨렸다.무슨말부터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예 저는 전라북도 김제군 용지면 와룡리에서 올라와..."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번도 한 적없은 자기 소개를 마친 뒤 선생님께서가리킨 빈자리에 앉았다.교실은 시골학교와 달리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했다.오전반 오후반이 있었다는 소리도 들렸고 45번까지 있던 번호는 무려 72번까지 있었다.분위기가 시골학교와는 전혀 달랐다.아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하얗고 옷차림도 깔끔한데다 실내화를 신고있었다.말투 역시 시골말과 달리 세련돼 보였다.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서울.학교생활 역시 낯설어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어야할 지 몰랐다. 기실 나는 말이 없는 아이였다.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웃.. 2024. 7. 26.
김종직 아내의 영전에 을유문화사서 나온 >이란 책이 있다.안타깝게도 여자가 쓴 글은 단 하나도 없는 지독한 성비 불균형의 책.그만큼 여성이 문자로부터 소외돼 있었단 뜻이기도 하다.다행히 지금은 여성들도 남성과 똑같이 글을 쓴다.여자라 해서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는 없다.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의 비율도 비슷한 것 같다.조선시대를 무대로 작업을 하고 있는 나는 이따금 고전 수필>>이란 책을 꺼내 본다.그리고 매번 사람의 감정이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우자를 잃는 것이란다.그로 인한 상실감이 어마어마하다.자식이 죽어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슬픔을 느끼겠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다.의학이 발달한 현대에 이르러선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가는 일은 흔치 않다.이인로 이규보 정약용 박.. 2024. 7. 26.
에어컨 실외기 귀가 어두워 말을 똑바로 알아듣지 못한 경우가 있다.10년전 쯤 작업실을 함께 쓰던 후배가 시래기 시래기 하는 것이었다.시래기는 배추잎을 말린 것으로 난 시래기국을 참 좋아하였다.얼큰한 된장 맛이 일품이다.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문맥상 시래기를 가리키는 게아니었다.그렇다고 물어보기도 뭣해 모르는 척 넘어갔다.나중 알고보니 에어컨 실외기였다.나는 그 때까지 에어컨을 설치한 적이 없어 실외기란 말을 몰랐다.더운 열기를 내뿜는 기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나는 지구 환경을 위해 에어컨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생각하였다.그래서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곤했다.헌데 그 것도 한계에 부딪혔다.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도시는 열섬효과로 더 뜨꺼워졌다.지구인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지구를 위해 전력을사용하지 않으면 좋.. 2024. 7. 23.
-중용23장 (퍼온 글)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변하면 생육된다.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其次는 致曲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아 爲能化니라)-중용23장 2024. 7. 23.
오세영 -한국 단편소설과 만남 작가도 세상을 떠나고 출판사도 문을 닫고...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서점에서도 유통이 안되는 책.할수 없이 온라인 중고서점에 들어가봤는데 다행히 있었다.배송비 포함 28,500원으로 딱히 웃돈을 얹어 파는 것 같지도 않다.한국 만화사 최고의 그림쟁이.어느 순간 테크노라이트를 뛰어넘어 의식있는 작가로 거듭났다.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부자의 그림일기" 만화란 한낱 심심풀이로넘겨보는 것이 대중의 인식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만화의 예술성이 입증되었다.작가는 오리지널 스토리 외에도 한국 단편 소설을 만화화 하였다.익히 알고 있는 소설도 있지만 태반은금지돼있던 월북 작가들의 작품이었다.쓴 약을 먹게 하기 위해 겉에 설탕을 입히는것이 이른바 당의정이다.사람들은 글씨가 빼곡한 문학 작품이나 사상서를 잘 읽지 않는다.그.. 2024. 7. 23.
환갑 환갑어제 작은형 환갑을 맞아 식구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어머니부터 형제들 그리고 형제들의 배우자 그 배우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조카들까지모두 스물 다섯명이다.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말고는 모두 별 일 없이건강하다.동영상을 공부하는 조카녀석은 작은형 일대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상영하였다.태어난 환경은 척박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기업의대표가 되었다는 이야기다.어머니는 아들의 삶을 아주 대견스러워 했다.부모님이 유산을 남기지 않아서인지 우리 형제들은 싸울 일이 없다.특히 동서들 간 사이가 좋다.서로를 위해 알뜰하게 챙겨주곤한다.실로 집안의 복이 아닐 수 없다.형제들이 이렇게 무사한 것은 현대 의학의 힘이다.작은 형은 마흔무렵 간농양을 앓아 병원에 입원해수술을 하였다.옛날 같았음 시름시름 앓다 죽을 병이었다.큰형은 .. 2024. 7. 23.
추천사를 쓰다 작가의 변신은 무죄다.학원 액션 만화 >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곽원일 작가가오랜 시간이 지난 뒤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작품의 무대는 아련히 멀어져간 과거의 시간이다.하지만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지금도 전국 곳곳은 시뻘건 흙을 드러내며 파헤쳐지고 있다.탐욕스런 인간에게 자연은 착취의 대상일 뿐이다.작가는 개발논리로 사라져간 고향 마을을 울면서 한땀 한땀 그렸다.나는 그렇게 느꼈다.리얼리즘 만화지만 판타지로도 분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만화!작가와 함께 작품의 무대인 인장산에 오르고 싶다.동료 만화가 정용연곽원일 작가가 > 출간에 앞서 영광스럽게도 추천사를부탁해왔다.분량은 열줄 정도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음... 궁싯거리며 써보는데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열 줄이다.내 글이 작가의 명성.. 2024.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