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64 임진강 기행 임진강기행주말이면 그녀와 어디를 갈까 고민이다.의정부에서 하루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번 주말엔 임진강을 가기로 한다.한탄강과 임진강은 자주 다녔었지만 못가본 곳 역시 많기에...혹 그곳이 강물에 접한 고구려성이라면 가고 싶은 마음은 이내 두배 세배가 된다.그래도 하던 작업이 있어 한 시무렵이 돼서야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사주에 물기운을 많이 타고난 난 강물을 보는 것에 마음에 설레고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쑥을 캘 것에 마음이 들떠있다.집을 나선지 약 한시간 여.임진강 장단교를 건너 논둑길을 따라 한 참동안 달리자 커다란 봉분같은 것이 보인다.목적지인 호로고루성(瓠蘆古壘)이다.일부구간만 남아있는 아주 작은 성.성에 올라 임진강물을 바라본다.강물이 햇빛에 반사돼 은빛으로 빛난다.말을 타고 남하하는.. 2024. 4. 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2003년 약 9년만에 만난 친척여동생은 내게 상자 하나를 건넸다. 뭐가 들었나 싶어 열어보니 책이 열 몇권 쯤 되었다. 자신이 읽은 책이라 했다. 읽은 책을 굳이 쌓아두지 않는 탓에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 이전엔 "철학에세이" 같은 책을 줘 읽기도 하였다. 그날 집에 돌아와 책들을 들춰보았다. 딱히 관심가는 책은 없었다. 그래도 건넨 사람 성의를 생각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포레스트 카터라는 인디언 핏줄을 이어받은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이다. 한데 흥미가 일지 않았다. 110 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그 책을 21년만에 펼쳐들었다. 페이지가 접힌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20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흥미가 일지 않았다. 세월이 .. 2024. 4. 4. 비화호 라인 비와호 라인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에 간 적이 있다.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바다처럼 넓은 호수다.출발지는 교토역이다.전철로 비와호라인을 따라 한시간 너머 달리면 아름다운 비와호 품에 안길 수 있다.나는 오쓰역(大津)을 지나며 어딘지 낯이 익다 싶었다.생각하니 해유록에 나와있는 역이었다.해유록은 조선통신사 제술관인 신유한 선생이 쓴 일본 여행기다.중국 여행기에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가 있다면일본 여행기엔 청천 신유한이 쓴 해유록이 있다.1719년 조선 통신사 행렬은 교토를 지나 에도로 향한다.그 길목에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화호가 있는 것이다.오쓰에서 하룻밤 잔 통신사 일행은 구사쓰(草津)를 지난다.400년 전 조선 통신사가 지나던 길을 지나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비와호 물에 직접 손.. 2024. 4. 4. 다양성 만화 선정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양성 만화에 선정됐네요. 덕분에 최소 연말까지는 밥을 굶지 않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김제 원평 집강소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동록개를 알게 됐으니 말입니다. 그 뿐 아니죠. 나라에서 주는 돈을 받아가며 만화를 그리게 됐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이 번 작품은 작년 "약현"과 달리 계획을 잘세워 내년 초 출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간 기념회를 집강소에서 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테지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아쉽지만 '약현"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네요. 이제 전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리다 만 작품들을 완성해야만 하니까요. "백정 동록개"를 그리면 "약현"을 완성해야 하고 "약현"을 완성하면 역시 미완성인 .. 2024. 4. 4. 4.3 추념일에 4.3 추념일에 서있는 자리가 사람을 결정한다고 한다. "목호의 난 1374 제주"란 책을 냈지만 제주에서 살고 있지 않으니 제주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다. 제주 관련 책들을 미친듯이 읽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읽지를 않는다. 그저 책장에 꽂혀있을 뿐이다. 그래도 제주는 늘 가보고싶은 곳이다. 미처 오르지 못했던 오름을 오르고 싶고 습지를 찾아 떠나고 싶다. 백록담도 한 번 더 오르고 싶다. 비록 정착해 살지는 못하더라도 요새 유행하는 한달살이란 걸 해보고 싶다. 제주는 아름답지만 한 편으론 슬픈 곳이다. 섬 전체가 학살터다. 미군이 진주한 이래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외지에서 온 이들은 제주도민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다. 짐승이라도 그렇게 죽이진 않을 것이었다. 4.3은 그래서 아프다. 2003.. 2024. 4. 4. 글쓰기 글쓰기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그림을 잘그리기로 유명한 어느 작가 책을 검색해보았다. 책 정보 아래 이런 글이 올라온다. 작가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다. "어릴 적 저는 너무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가 거의 없던 유년 시절 이었습니다. " 글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주술 관계가 이상해서다. 어릴 적이라 했는데 유년시절이 또 들어가 있다. 더하여 비슷한 성격의 '너무'란 말과 '거의' 가 한 문장에 쓰이고 있다. 군더더기라 말할 수밖에 없다. 한번 고쳐보자. "어릴 적 저는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고쳐보자. "어린 시절 저는 소심하여 친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어지는 글 속에서도 주술관계가 어긋난 비문이 더러 발견되었다. 출판사에 전화를 해 글을 내리라 하고 싶었.. 2024. 4. 4. 강화도 여행- 딸기책방 강화도에 새로 문을 연 책방이 있습니다.이름부터 귀에 쏙 들어오는 딸기책방입니다.책방 주인은 휴머니스트 편집주간이었던 위원석님으로찻집과 출판을 겸한다고 합니다.멀티플렉스라 하나요?한 공간 안에서 문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 말입니다.규모는 작지만 딸기책방이 그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합니다.주인장과의 인연은 정가네소사로부터 시작합니다.서랍 속에 잠자던 정가네소사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있게 해준 분이지요.무크지 작업도 함께 했었고요.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강화도는 아주 매력적인 섬입니다.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문화유산이 도처에 있으니까요.그 가운데 강화의 중심은 관청리입니다.고려조정은 몽골의 압박을 피해 30년간 이 곳을 수도로삼았습니다.궁궐을 세웠고 행정을 운용할 수 있는 관청을 지었습니다.조선은 강화유.. 2024. 4. 2. 의정부 경전철 맥없이(쓸데없이의 전라도 말) 경전철을 탔다.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사람이 많다. 차창너머로 의정부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의정부는 산중 도시다. 수락산 사패산 천보산이 시내를 둘러싸고 있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산을 오를 수 있다. 산에서 바라본 의정부는 아파트 천지다. 농사짓던 땅이 빌딩으로 변했다. 그야말로 경천동지다. 인구는 계속 늘어 30만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근대 이전으로 치면 메트로폴리스다. 의정부 시내를 가로지르는 경전철은 적자투성이였다. 낮엔 한 량에 겨우 두어 사람 탈 뿐이었다. 몇년 전엔 파산을 선언했는데 아직까지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같은 분위기라면 이내 곧 흑자로 돌아설듯 하다. 오늘 보니 경전철은 자기부상 열차다. 바퀴없이 달린다. 오며 가는 열차 안에서 책을 읽.. 2024. 4. 2. 권샘 책장 정리를 하다가 "세습사회"란 책을 발견하고 집어들었다.교사이신 심규한 선생의 사회 비평 에세이집이다.덕분에 어쩔 수없이 또 권샘 생각을 하게 되었다.왜냐면 책의 여는글을 권샘이 썼기 때문이다.심규한 선생이 권샘에게 서문을 부탁해 썼다고 한다.분량은 일곱 쪽.남의 책에 쓴 서문치고는 제법 길다.어쩌면 민폐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한데 읽다보면 절로 빠져든다.한 사람의 결이 온전히 느껴진다.자신의 지식을 뽐내지않고 조곤조곤 얘기하는 것이참 좋다.지성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다.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위대한 개츠비와 위기철 선생이 쓴 아홉살 인생의 앞부분 그리고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의 온달전은 내가 특별히 좋아해 여러번 읽었다.마찬가지로 권샘이 쓴 "세습사회"의 여는글도 한 번을 더 읽었다.나는 언젠가 권샘에게.. 2024. 3. 29. 이전 1 ··· 302 303 304 305 306 307 308 ··· 3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