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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 베게용암 (2013년 10월 9일에 쓴 글을 가져옴) 광물을 모으고 있다. 흙, 돌, 모래... 이 것들이 수집대상이다. 한글날인 10월 9일. 베란다를 장식할 돌을 모으기 위해 집으로부터 42km 떨어진 한탄강 아우라지 베게용암으로 차를 몰고 갔다. 장마 때문인지 강변은 뻘에 뒤덮여 돌들이 예쁘지 않았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은 그런대로 쓸만했지만 화강암은 집에 돌아와 물로 씻어도 거무튀튀했다. 그간 모아온 돌 아랫면에 네임펜으로 날짜와 수집장소를 적고 베란다에 널어 놓으니 수석원이 따로없다. 앞으로는 어딜 가도 광물만 보일 것이다. 딱히 돈드는 건 아니지만 이것도 적지않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쨌든 작업은 뒷전이고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2023. 10. 21.
왜倭사기 왜倭사기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사기그릇을 왜사기라고 한다. 골동품 시장서 조선시대 만들어진 술병과 그릇은 대접을 받지만 왜사기는 취급을 못 받는다. 서자도 아닌 얼자다. 아니 그 이하 취급이다. 이유는 대량생산으로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조선 사기는 두툼하면서 무겁다. 반면 왜사기는 얇고 가볍다. 잘 깨지고 이가 쉽게 나간다. 소장 가치가 떨어지지만 값이 싸서 몇 개 샀다. 2023. 10. 21.
동의수세보원 동의수세보원 에피소드 1 전철에서 미모의 여인이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곁눈질로 살짝 만화를 봤다. 눈에 익은 그림체였다. 김경호 작가가 그린 "만화로 보는 사상의학"이었다. 미모도 미모지만 멘탈이 아주 괜찮은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오래 동안 하위문화로 취급받았던 만화 아닌가! 웹툰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만화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나 그럼에도 대중은 공개된 장소에서 만화를 잘 보지 않는다. 순간 언젠가 사귀던 여자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점심시간을 넘겨 어느 식당에 들어갔는데 밥이 나오는 사이 다니구치 지로의 "느티나무의 선물"을 꺼내 읽었단다. 다니구치 지로는 일본은 물론 유럽까지 이름이 알려진 작가주의 만화가다. 만화를 읽다보면 예술이란.. 2023. 10. 21.
고비 2 고비 2023.10.17. 고비에 족자 두루마리를 꽂았다. 두루마리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의 일체유심조가 써있다. 필치가 아주 유려하다. 글씨의 주인공은 안동에 사시는 청남 권영한 선생이다. 1931년생이시니 살아 계시다면 90을 넘으셨다. 불교에 대한 공부가 깊으셔서 불교에 관한 책을 스무권 넘게 쓰셨다. 족자를 소중히 여겨 벽에 걸었는데 걸이가 약해 떨어지고 말았다. 족자를 걸기위해 못질을 하니 못이 튕겨나간다.할 수 없이 족자를 둘둘말아 고비에 꽂았다. 고비는 편지함의 순 우리말이다. 2023. 10. 21.
고비 1 고비 1 고비는 순 우리말로 편지를 꽂아두는 편지함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선비의 방엔 고비가 있어 편지를 보관하였을 것이다. 골동품에 관심이 생긴 뒤로 황학동 골동품점을 돌며 고비에 눈독을 들여 왔다. 하지만 값이 너무나 비쌌다. 연대가 좀 있다 싶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내 주머니 사정으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장한평에 있는 장애인발달지원센터로 웹툰 수업을 나가며 자연스레 가까이 있는 답십리 고미술 상가를 돌게 되었다. 대덕당이란 골동품점에서 사방탁자를 산 것을 계기로 단골이 되었다. 9월 일본 경대를 사며 사장님께 만자가 새겨진 고비를 갖고 싶다고 하였다. 추석 전 날이었다. 사장님께서 문자로 사진을 하나 보내주셨다. 만자가 새겨진 고비였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었다. .. 2023. 10. 21.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그림 부천시장실에 걸려있는 그림.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올린다. 원래는 가로 200cm 세로 56cm로 지금까지 내가 그림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2023. 10. 21.
책사인 그림 책에 사인할 때마다 그리는 외할머니. 정가네소사의 주인공이다. 2023. 10. 21.
목호의난 1374 제주 표지 그림 2019년 1월 출간된 표지 그림. 멀리 보이는 섬이 범섬이다. 2023. 10. 21.
지게 지게 우리 민족 최고의 발명품은 뭘까? 금속활자, 한글, 자격루, 신기전, 비격진천뢰, 비차 ... 모두 훌륭하지만 실생활에 가장 요긴한 건 지게가 아닐까싶다. 지게는 여느 운송수단보다 가성비가 좋다. 짊어지기 편한데다 엄청나게 많은 짐을 안정적으로 실을 수가 있다. 조선시대, 지게에 옹기를 가득 실은 사진을 보면 그 많은 짐을 어떻게 실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짐을 별 탈없이 날랐을테다. 지게는 전천후다. 닭이나 돼지 같은 동물도 실어 나를 뿐 아니라 사람도 실어 나른다. 한국 전쟁 당시 피난길에 노모를 지게에 지고 가는 사진을 여럿 보았다. 지게는 특히 비포장 도로에 길에 최적화 되어 있다. 논길도 오솔길도 지게와 함께라면 문제가 없다. 모르긴해도 지게없는 집은 없었.. 2023.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