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국내113 만경강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을 무렵 찾은 만경강. 강은 우리의 상식을 뒤엎고 있었다. 강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고 위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생각컨대 강 전체가 위로 흐르진 않을 것이다. 달의 인력에 이끌려 물 아래는 하류를 향해 흐르고 물 위는 위로 거슬러 올라가리다. 신곡보가 생기기 전 한강은 압구정까지 물이 거슬러 올라왔다고 한다. 압구정이란 이름에서 보이듯 바다새인 갈매기가 날아 다녔다. 언젠가 해질녁 한강 지류인 공릉천에 가봤더니 물살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한잣말로는 역류다. 물속에 산소가 부족해지자 물고기들이 숨을 쉬기 위해 물위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만경강은 아직 조용하다. 아직 때가 이른 것인가? 내가 찾은 만경강 구간은 제방을 쌓지 않았다. 덕분에 강뻘에 미끄러져 옷에 뻘을 묻히고.. 2023. 11. 1. 만경강 그리고 춘포역 만경강 그리고 춘포역 어제 익산 춘포역을 가다 마주친 만경강. 차를 세우고 한시간 정도 강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멍하니 거슬러 올라가는 물을 바라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집 가까이 이런 강이 있다면 날마다 강변을 거닐고 싶다. 억새와 함께 강변을 수놓는 노란 꽃이 궁금해 검색을 했다. 소나무처럼 생겨 솔나물꽃이라 한다. 외래종이 아닐까싶었는데 자생식물이래서 마음이 놓였다. 춘포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간이역이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일대에 일본인 마을이 들어서며 세웠는데 이름을 오바에키라 하였다. 한자로는 대장역이다. 집에 돌아와 오래된 사회과부도를 보니 대장역이라 쓰여있었다. 2005년인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차원에서 춘포역이라 하였다. 우리 이름인 봄개를.. 2023. 10. 31. 강남 삼성타운 윤빌딩 2023. 10. 6 윤빌딩 어제 강남역 가까이 있는 안과병원에 가 간단한 시술을 했다. 시술을 마친뒤 강남역 8번 출구로 나왔다. 알박기 건물로 알려진 윤빌딩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윤씨 소유의 윤빌딩은 거대한 삼성타운 한자리를 비집고 들어선 작은 건물이다. 아니 삼성전자가 들어서기 훨씬 이전인 1970년대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사적 소유를 보장하는 나라다. 대기업이 아무리 팔라고 해도 팔지 않을 권리가 있다. 국가 사업을 이유로 개인의 토지와 건물이 강제 매입된 경우는 너무나 많다.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줘도 떠나기 싫은 사람이 있다. 도로를 낸다며 집을 반으로 자른 경우를 봤다. 덕분에 마당이 없어지고 집은 도로와 바로 면해 있어 차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마디로 국가폭력이다. 삼성은 .. 2023. 10. 21. 아우라지 베게용암 (2013년 10월 9일에 쓴 글을 가져옴) 광물을 모으고 있다. 흙, 돌, 모래... 이 것들이 수집대상이다. 한글날인 10월 9일. 베란다를 장식할 돌을 모으기 위해 집으로부터 42km 떨어진 한탄강 아우라지 베게용암으로 차를 몰고 갔다. 장마 때문인지 강변은 뻘에 뒤덮여 돌들이 예쁘지 않았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은 그런대로 쓸만했지만 화강암은 집에 돌아와 물로 씻어도 거무튀튀했다. 그간 모아온 돌 아랫면에 네임펜으로 날짜와 수집장소를 적고 베란다에 널어 놓으니 수석원이 따로없다. 앞으로는 어딜 가도 광물만 보일 것이다. 딱히 돈드는 건 아니지만 이것도 적지않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쨌든 작업은 뒷전이고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2023. 10. 21. 강화 돈대 기행 오마이뉴스에 을 연재하고 계신 이승숙 선생님 안내로 찾은 돈대. 일반인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래서 안내표지판도 없는 신비로운 장소다. 마치 800년의 세월을 깨고 나온 앙코르와트 같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감동은 전혀 뒤지지 않을. 400년 전 돈대를 쌓았던 조상님들의 땀방울이 석축 하나하나에 베어있다. 이 크고 무거운 돌을 어떻게 옮겼을까? 생각만해도 놀랍다. 그 것도 멀리 배로 옮겨왔단다. 앙코르와트가 대단하지만 화강암에 비해 돌이 훨씬 가볍고 물러서 옮기기 쉽고 다루기도 편하다. 우리나라에 석조건물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대는 적의 침입을 막기위한 방어시설이다. 이승숙 선생님께 언듯 한개 돈개에 200명 정도가 주둔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다시 여쭤봐야겠다) 강화도를 둘러쌓았던 돈대의 수는.. 2023. 10. 21. 이전 1 ···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