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883

여주 여강 2009년 김경호 작가와 함께 찾았던 여주 신륵사. 그 때는 4대강 공사를 하기 전이어서 강 건너편으로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래 위를 거닐었고 재두루미는 날개를 활짝 펼치고 강위를 날았다. 참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강천보와 여주보가 물을 가두면서 모래톱들은 모두 사라졌고 한강 최대 습지였던 바위늪구비도 아주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조선시대엔 ‘팔대장림’이라고 해서 끝도 없이 넓은 숲이 이곳 여주 여강에 조성돼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장림에 몸을 숨기고 왜군을 공격, 전공을 거두기도 했단다. 여주는 내게 나름 인연 깊은 곳이다. 사귀던 사람의 어머니가 근처 요양원에 있어 올 기회가 많았고. 그래서 신륵사는 물론 황학산, 봉미산, 청미천, 영월루, 바위.. 2023. 12. 21.
동고리 김제 원평 집강소 최고원 선생님께서 주신 동고리. 모재비라고도 한다. 도시락으로도 쓰고 이바지 음식을 담는 등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한단다. 보이는 것처럼 낡을대로 낡아서 구멍이 숭숭나있다. 때도 많이 타 시커멓었는데 천으로 닦아내니 색이 조금 살아났다. 나는 의심하지 않았다. 이 동고리가 왕골로 만들어졌다는 걸. 하지만 불현듯 의심이 들었다. 혹 아닐 수도...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역시나 아니었다. 고리버들로 만든단다. 만져보니 단단한게 풀이 아닌 나무같다. 풀과 나무를 구별하는 제 1요소가 리그닌이다. 나무는 단단한 성질을 지닌 리그닌이 분비돼 키를 키울 수 있지만 풀은 리그닌이 분비되지 않아 키를 키우지 못한다. 버드나무는 버드나문데 고리버들이라? 고리버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이 임꺽정이다.. 2023. 12. 21.
포도가 그려진 자기 "의병장 희순" 스토리를 쓰신 권숯돌 작가님이 주신 도예 작품.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언제 이런 걸 배우셨지? 아무리봐도 재주가 참 많으신 분이다. 의병장 희순에 이어 지금 그리고 있는 "진주성" 전투 스토리도 쓰셨다. 내가 스토리까지 다 쓰는 걸 원칙으로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권작가님께 스토리를 부탁한다. 콘티 상태로 끝난 단편만화 스토리부터 "의병장 희순" 남북역사협의회로부터 의뢰받은 '만월대 이야기' 그리고 "진주성"까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만화가와 스토리작가는 애증의 관계다. 호흡이 잘맞으면 시너지를 일으켜 좋은 결과를 내지만 반대의 경우엔 신경전을 벌이다 길을 잃는다. 갈등을 빚지않기 위해선 둘사이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단어 하나 문구 하나를 건드린 것으로 감정이 상할 수 .. 2023. 12. 21.
안춘회 선생님 열여덟살 때다. 한 만화가선생님께 독자투고를 하며 편지를 썼는데 답장이 왔다. 세상에... 만화가 선생님께 직접 편지를 받다니. 날아갈 듯 기뻤다. 이어 독자투고와 함께 편지를 썼는데 답장이 또 왔다. 편지만 온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사인이 담긴 책과 함께. 역시 날아갈 듯 기뻤다. 그리고 얼마뒤에 내 그림이 책 뒷장 독자란에 실리은 영광을 누렸다. 그 것도 다른 투고자들 그림 가운데 가장 크게. 나는 용기를 내어 만화가 선생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만화가 안춘회 선생님과 첫 만남이다. 독자란 투고에 실렸던 만화는 도시의 파파라기란 작품인데 기업만화다. 듀카드 더크란 특허 제품을 두고 기업들간 음모와 배신이 펼쳐지는 이야기로 스토리도 재밌지만 그림이 너무 너무 좋았다. 들으니 동료인 조성계 작가도 도시의 .. 2023. 12. 21.
바구니 김제 원평집강소 지킴이이신 최고원 선생님께서 고맙게도 여러가지 물건을 챙겨주셨다. 이 바구니는 그 가운데 하나다. 아마도 왕골로 만든것 같은데 어떻게 집강소에 오게 되었지는 모르신단다. 만져보니 촉감이 참 좋다. 한올 한올 엮고 또 엮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과일을 담아 보았다. 프라스틱 바구니에 있던 것보더 더 풍성하고 맛있어 보인다. *최고원 선생님께서 싸릿대로 만들었다고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정말 귀한 물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1.12.16 2023. 12. 21.
외할머니 산소 김제 황산의 아버지 산소와 김제 농원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산소를 찾았다. 아버지 산소는 형제들이 자주 찾는데 반해 외조부모의 산소는 찾질않는다. 외조부모 이야기를 팔아 만화가로서 티끌만큼의 이름을 얻은 나라도 찾을 수밖에. 그러고보니 저 책들이 나올 때 외조부모의 산소는 찾질 않았었구나. 이태 전 이장을 하며 유골을 수습했는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외조부모의 뼈는 잘게 부서져 형체가 없었다. 다만 한가지 외할마니 유골에서 금니가 나와 내가 수습하였다. 무신론자로서 사후세계를 믿지않지만 그럼에도 두분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빌었다. 조상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것은 한국인의 오랜 관습 아니던가! 아버지 산소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아니다. 큰형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 부랴부랴 김제로 내려와 땅.. 2023. 12. 21.
진주성 표지 글씨 드라마, 영화 타이틀 글씨를 유심히 보곤 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타이틀이 멋진 손글씨로 써 있으면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거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책 표지도 저렇게 멋진 글씨로 장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 출판사에서 "1592 진주성" 타이틀 글씨를 캘리 작가이신 황성일 선생님께 부탁을 하신 거다. 세상에~~~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사방 팔방 전화를 하여 자랑을 했다. 출판사가 고맙다. 비용을 생각하면 굳이 손글씨를 쓰지 않아도 된다. 있는 폰트를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좀 더 책을 돋보이게 하려면 손글씨를 쓰는 게 좋다. 어떤 경우엔 손글씨로 인해 책이 엄청 많이 팔리기도 한다. 바로 디자인의 힘이다.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단 디자인으로 사람의 .. 2023. 12. 21.
다양성 만화 다양성 지원사업 완료 평가 - 통과 최소 기준은 200 페이지인데 200 페이지만 써넣기가 야박해 230 페이지를 써넣었더랬다. 덕분에 남들 200 페이지 그릴 때 30 페이지를 더 그려야 했으니 이건 숫제 사서 고생인 것이다. 문제는 작업을 하다보니 꼭 들어가야 할 장면들이 자꾸만 생각나는 거다. 그래서 결국 100페이지 정도 더 그려야 완성이 될 듯 하다. 이 것도 완전 사서 고생... 하여 틈틈이 추가 작업을 해나갈 생각... 교훈- 다음 지원사업에선 절대 욕심 부리지 말고 정해진 분량만 하자. (지원사업이란게 신청을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된다는 것을 전제로....) 20%는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재심사를 받아야 한단다. 재심사를 받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끝이 아니다. 서류작업이 많이 남았다.. 2023. 12. 21.
만월대 이야기 3년전 이맘 때 조정미 선생의 소개로 웹툰 한 편을 그렸었다. 남북역사학자들이 고려 궁궐터인 만월대를 발굴하는 '만월대 이야기'다. 덕분에 고려의 수도 개경 곳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책과 영상으로만 말이다. 물리적 거리는 서울서 불과 몇십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엄청난 장벽이 우리 앞을 막아서고 있다. 분단. 문재인 정권 때 잠시 해빙무드가 펼쳐져 혹 개성에 가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들어선 기대 난망이다. 서로 총구를 겨누며 적대적 말들만 쏟아내고 있다. 언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내 가슴이 조마조마 하다. 그림은 '만월대 이야기' 마지막 컷이다. 발굴단이 송악산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마무리 지었는데 색.. 2023.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