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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

김부식 살인사건

by 만선생~ 2024. 12. 12.

김부식 살인사건
지인이 치킨을 사와서 먹었다.
한끼 식사로는 딱이다.
지인을 보낸 뒤 마트에 들러 장을 보았다.
쌀, 시금치, 귤, 뻥이요를 샀다.
집에 돌아와 운전 중인 지인에게 잘가고 있냐며 전화를 했다.
지인 뭐하냐 묻는다.
"장보고 돌아왔어"
"청해진요?"
"장보고 어린시절 이름이 뭔지 알아?"
"뭔데요?"
"궁복이야."
"아 그렇군요"
"장보고 얘기가 삼국사기 열전에 실려있는데 김부식
문장이 아주 좋아"
"김부식 얘기하니 여관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생각나네요."
"김부식하고 여관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뭔 상관이야?"
"여관방에 조선족이 장기 투숙을 했나봐요. 그런데 조선족이 생양아치라 분을 못참고 죽였다네요.
남자가 포승줄에 묶여 인터뷰를 하는데 김부식 아들
김돈중을 정중부가 죽였던 사례를 말하는 거예요.
정중부 수염을 불태우며 조롱했던 것에 대한 복수와
같은 거라고.
그러면서 자기 행동에 대한 후회가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근데 김부식 이름이 왜 김부식인지 알어?"
"몰라요"
"김부식이 고려 최고의 문장인데 송나라에 사신으로 가 거기서도 이름을 날렸어.
근데 왜 이름이 부식이냐면 김부식 아버지가 송나라 문인 소철과 소식을 흠모해 그들 이름을 따 김부식
김부철이라 지은 거지.
소동파 이름이 소식이야."
"아.. 역시 형님은 다르네요. 역사 만화가가 맞습니다."
"이 사람아 그 정도야 기본이지"
장보고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흐르고 흘러 프로복싱과
UFC 얘기까지 이어져 그칠 줄 몰랐다.
나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훨씬 깊이 더 알고
있었다.
문성길 경기를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단다.
"우리가 어쩌다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시작이
뭐더라?"
"장보고요"
"아. 맞다. 마트에 가 장보고 왔다는 말부터지."
"형님 다왔네요. 다음에 또 얘기해요"
통화를 마치고 검색을 해보니 정말 김부식 살인사건
기사가 뜨는 것이었다.
얼마나 양아치짓을 했으면 죽이기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래도 참아야하지 않았나싶었다.
살인죄로 오랜시간 수감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빼먹은 이야기.
지인이 삼국사기를 몇번 읽었냐고 물어보길래 여러번 읽었다고 말하니 놀란다.
삼국사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돼있고 문장이 아주 훌륭하다.
비록 번역된 걸 읽지만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 서문은
문장 중 문장이라 생각한다.
사대주의자란 비판이 따라다니는 그이지만 서문만
보면 그 같은 비판은 맞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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