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숯돌 작가님 1주기가 되어 제사를 지내고 있다.
원래는 유해가 뿌려진 해남을 가 추모를 하려했는데 갑자기 독감이 걸리는
바람에 계획 포기.
할 수없이 집에서나마 조촐하게 과일 안주와 함께 일본서 가져온 오미 술을 올렸다.
그래도 서운할까봐 소주와 맥주도 함께 올리고.
향은 은각사에서 산건데 향이 좋다.
술은 혼자만 마시면 맛이 없다.
그래서 대작한다는 의미로 나도 캔맥주를 마셨다.
권작가님과 인연이 있는 후배작가 정우도 향을 피우고 있단다.
정우가 말하길 반야심경을 읊으면 좋다고해서 반야심경을 내리 두 번 읊었다.
생전에 권작가님은 어느 분으로부터 받은 반야심경 족자를 내게 선물로 줬다.
천하에 다시 없는 명필이었다.
하지만 선물이 과하단 생각이 들었는지 어느날 다시 회수해 갔다.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의 카피가 생각난다.
"줬다가 뺏는 건 나쁜 거잖아요."
내게서 빼앗아 간 반야심경 족자는 어디 있을까?
유물론자라 영혼의 존재를 믿진않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존재한다면 내가 따르고 피우는
술과 향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202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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