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교회.
어느날 보니 보라색 벽돌로 바뀌어 있었다.
주변 건물과 어우러지지 않아 절로 눈살이 찌뿌려졌다.
대중이 있는 곳에 홀로 형광색 옷을 입고 나타난 것과 같다.
덕분에 교회는 눈에 잘 띄게 되었다.
그 것이 목표였다면 성공한 셈이다.
오늘 밤길을 걷다 교회를 바라보니 전선이 앞을 가린다.
얼기설기 정신이 없다.
수많은 문제가 난마처럼 얽힌 한국사회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롤로 반짝인다.
교회 울타리로 심은 회양목에 전선을 칭칭 감은 것이다.
아무리 말못하는 나무라도 밤새도록 빛공해에 시달리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