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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희망의 유전자

by 만선생~ 2023. 12. 10.
주위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여럿보았다.
이들의 특징은 삶에 의욕이 없고 매사가 부정적이다.
긍정의 언어보다 부정의 언어가 많다.
어떤이는 출근길에 갑자기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아주 강력하게 느꼈다고 한다.
다행히 병원에 다니며 상담을 하고 약을 처방받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우울증을 앓고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마음이 아주 여리다는 것이다.
남의 말에 상처를 쉽게 받는다.
시간이 지나면 툴툴털고 일어나야는데 부정적 감정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이른바 회복 탄력성이 없다.
신경정신학에 대해 아는바가 없지만 우울증도 유전적 요소가 있는 것 같다.
부모중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자식도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님의 삶이 그렇듯 우리 형제들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다들 꿈이 커서인지 일찍부터 월급쟁이보다
오너의 삶을 선택했다.
자연 부침이 많았다.
천국과 지옥사이를 오갔다.
아니 천국은 없고 지옥만 있었다.
사업에 실패한 큰형은 탑차기사가 되어 재기를 도모했고 아엠에프로 부도를
맞은 작은형은 강남에 있는 집을 팔고 서울근교에서 월세를 살았다.
나는 한동안 동생일을 도왔는데 동생 사업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나는 동생이 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 밑에 들어가 월급쟁이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생은 포기하지 않았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항상 생글생글 웃던 동생은 지금도 항상 생글거리며 웃는다.
사업을 해 크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 에너지로 가득하다.
형제들을 만나면 늘 미래를 이야기해서 좋다.
가난했지만 아무도 좌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살아왔던 건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덕이 아닌가 싶다.
뛰어난 운동실력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지능도 탁월하지 않다.
오히려 나같은 경우엔 모든 면에서 뒤쳐진다.
하지만 누구도 현실 앞에서 좌절하지 않았다.
우울증이 자리할 틈이 없었다.
희망의 유전자를 물려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오늘 고맙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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