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아래 사시는 이기웅 선생님이 강경을 여행하시며 올린 사진.
우리나라에 이럼 역사가 있구나 싶어 깜짝 놀랐다.
강경노동조합신축기념 대정14년 10월.
일제강점기인 1925년도의 일이다.
지금은 퇴락해 있지만 조선시대는 물론 일제강점기 강경은 엄청나게
번화했던 곳이다.
삼남의 물산이 강경에서 유통되었다.
영조 때 세운 미내다리는 이 일대가 얼마나 번화했는지
알려주는 증거다.
재작년 강경 일대를 여행했었다.
그 가운데 강경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
솟아오른 옥녀봉은 강경여행의 필수 코스다.
강경 상인들이 살았던 곳이 옥녀봉 아래이기 때문이다.
나는 옥녀봉 정상으로 가던 중 퇴락해 있는 기와집을 보았다.
살펴보니 예사롭지 않았다.
근대 양식이 결합된 규모있는 집이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젓갈장사로 큰 부를 이루었던
상인의 집이라 했다.
당대 얼마나 큰 부를 누렸을까 생각하니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시쳇말로 지나다니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강경이다.
강경을 무대로 한 상인들의 이야기를 만화 그려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내겐 없었고
아직까지 강경을 무대로 한 만화는 나오지않고 있다.
스무살 때인 87년. 금서로 지정된 풀빛출판사의 한국민중사를
읽은 적 있다.
여느 역사책들과 달리 노동운동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작된 노동운동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노조는 빨갱이란 등식이 자연스레 성립되던 때여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사용자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온 건 6.29선언 직후다.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위와 농성이 이어졌다.
당시 노동자들은 몰랐을 거 같다.
5~60년 전 이 땅에도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온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바로 이 사진이 그 증거다.
아마도 강경의 노동자들은 굳게 단결하였을 것 같다.
그리하여 사용자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했으리라.
저런 이층짜리 기와집을 지을 정도였으니말이다.
202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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