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으로 찾아온 만화 애호가 도균님이 말하기를 "형님 책은 다샀죠"라고 한다."정말요?"
도균님 말이 고마운 한편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금까지 출간된 내 책을 다 사봤자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10만 7000원.
알바생 하루 임금이다.
진정한 팬은 그 작가의 책을 모두 산다.
평생 한권 출간한 작가의 책을 산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최소 다섯권 이상은 돼야 하지 않을까싶다.
다니구치 지로는 내가 흠모하는 작가다.
국내에서 출간한 그의 책은 모두 샀다.
서른권쯤 되는 것 같다.
한국 작가로는 이희재 박재동 오세영 선생을 흠모하는데 죄송하게도 이빨이 빠져 있다.
가능한 한 이빨을 모두 채울 생각이다.
언제가 일본 소도시에 있는 도서관에 갔더니 시마료타로 마쓰모토세이치 무라카미하루키 등의
작품이 코너 하나를 다 차지할 정도로 진열돼 있는 것이었다.
한 작가당 최소 서른권은 넘는 듯 했다.
너무너무 부러웠고 나도 책장을 가득 채우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간한 책이 몇권 않된다.
(동화책 삽화는 빼고)
누군가 내 작품에 꽂혀 내가 낸 책을 모두 사고자 할 때 약간의 경제적 부담을 느꼈음 좋겠다.
내가 다니구치 지로의 책을 샀을 때처럼 말이다.
길보른사회복지 재단에서 나를 소개하며 중견작가라 썼는데 아직은 낯설다.
나이는 원로에 가까우나 작품 발표량만 따지면 중견이란 말을 듣기가 좀 민망하다.
앞으로 두 종 정도 더 출간하면 중견이란 말이 낯설지 않을 것 같다.
202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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