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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담양 면앙정

by 만선생~ 2024. 8. 15.
 
 
전남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에는 면앙정이 있습니다.
조선 중기 문인인 면앙 송순이 자신의 호를 따 지은 정자인데요.
대청마루에 누우면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별천지입니다..
보면 볼수록 선조들의 지혜가 녹아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지요.
하지만 정자는 홀로 아름답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과 함께 아름답지요. 백일홍 굴참나무 소나무등등
수많은 나무 가운데 유독 키가 큰 나무가 한그루 있는 상수리나무였습니다.
팻말을 보니 나이가 200살이 넘어 보호수로 지정돼 있더군요.
그동안 수많은 상수리나무를 봐왔지만 이렇게 큰 나무는 보지 못했습니다.
마을 앞 당산나무에서 보듯 사람들은 크고 오래된 나무엔 신령한 기운이
있다고 믿나봅니다.
그래서인지 나무 아래엔 과일과 더불어 막걸리가 뿌려져 있었지요.
아마도 누가 나무 아래서 무언가를 기원했나봅니다.
저는 열심히 카메라 렌즈에 나무를 담았습니다.
하지만 비교대상이 없어 나무가 얼마나 큰지 알릴 길이 없었습니다.
"형 나무 아래 좀 있어봐요."
저는 일행인 선배에게 부탁해 사진을 찎었지요.
어떻습니까?
이렇게 큰 상수리 나무를 본 적 있나요?
수령 200년을 산 나무와 50년을 넘게 살아온 선배는 그렇게 하나의 앵글 안으로 들어와
지구의 생명체임을 증명했습니다.
광주에 있는 선배 집으로 돌아온 저는 스마트 폰으로 자료를 찾다 눈이 침침해 물었습니다.
"형은 노안 안왔어요?"
머리가 희끗한 선배는 신기하게도 자기는 그런 증세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순간 전 선배가 얼마나 부럽던지.
암튼 선배 덕에 잠자리 걱정 안하며 삼일째 남도여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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