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그릴 때 파일롯트 제도용 잉크를 썼다.
다른 제품은 없고 오로지 파일롯트만 써야했다.
아니면 먹을 갈아 쓰던지.
세상의 변화는 놀라웠다.
경천동지다.
만화가들은 더이상 잉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스토리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디지털로 하였다.
수요가 없어지자 회사는 제품 생산을 멈추었다.
당연한 조치였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극소수 만화가들이 있었다.
나 역시 그러한 사람이었다.
디지털 사용법을 모르는 나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제 다시 먹을 갈아야 할 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펜촉도 생산을 멈추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던가.
천만다행으로 이웃나라 일본 만화가들은 여전히 펜과 잉크를 사용하여 만화를 그렸다.
들으니 공공기관에서 아직도 메일 대신 팩스를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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