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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있는 만화 원작이 있는 만화들은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그 것도 원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설 원작은 더욱 그렇다. 소설의 글맛과 만화의 흡입력이 합처져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 서로의 장점을 깎아내리면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특히 원작에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더욱 재미가 없다.이 때 만화가는 재창조가 아닌 글을 설명해주는 삽화가로 전락한다. 소설과 만화는 다르다. 만화와 소설도 다르다. 태생이 다르고 장르적 특성이 다르다. 일례로 소설을 각색한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예는 많지 않다.원작소설에 가까이 다가간 영화일수록 관객수가 적다. 소설과 영화의 문법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장르적 특성을 무시한 채 소설을 만화로 옮겼을 때 작가는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원작의 후.. 2024. 10. 16.
68등 중학교 2학년 때 반에서 68등을 했다. 70명 가운데 68등이니 간신히 꼴등을 면한 셈인데 꼴등이나 다름없었다. 69등과 70등은 운동부원이었기 때문이다.알잖나? 운동부원들 학교 수업 거의 다 빼먹는다는 거. 도무지 학교수업에 흥미를 가질 수 없었고 또 공부를 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없었다.학교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수업 내내 멍하게 칠판만 바라보았고 공책에다 낙서를 일삼았다.낙서 역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었으므로 몇 분 끄적이다 보면 이내 곧 지겨워졌다.기다리는 것은 언제나 학교 수업을 파하는 종소리. 하지만 다음날 역시 학교를 가야했고 그 다음날 역시 학교를 가야했다. 숙제를 해가는 날도 없었다. 당연 숙제 검사에 걸려 매일 같이 매를 맞았고 매를 맞고 나면 열패감에 시달렸다.나 .. 2024. 10. 16.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쓴 >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입니다.지구인구의 5/1을 지배했던 로마제국의 황제. 황제는 제 롤모델이었어요. 황제처럼 진중에서조차 사색을 멈추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었거든요.왜냐면 진중에서 이 책을 읽었으니까요.군 내무반에 비치돼있는 그 진중문고를 통해 말입니다. 군생활에 한참 염증을 느낄 때 이 철인 황제가 제 마음을 사로 잡았던 거지요.그 감동이 지금까지 이어져 제가쓰고 그린 > 1편에 문장을 삽입했더랍니다.하지만 단 한 문장이라 무척 아쉬웠어요. 오늘 >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 48장 전문을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를 보지 않은 분은 구입해 보시길 간절히 희망하면서. 당신은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환자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다가 세상을 떠났는지를 .. 2024. 10. 16.
일제 펜촉과 종이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안하니 일제를 쓴다.전 과정을 디지털로 그리는 한국의 웹툰 작가들보다일본 만화가들에게 연대감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구나.아직도 종이와 펜을 사용해 그리고 있는...2021.9.10 2024. 10. 16.
작가 곽원일 작가 곽원일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말이 있습니다.워낙 책이 많이 팔려 낙양에 있는 종이가 동이나고 그래서 종이값이 오른다는 이야기입니다.현재는 베스트셀러를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지요.어제는 "일당백"이란 작품으로 장안의 지가를 올렸던 곽원일 작가님이 오셨습니다.제가 서른살 무렵 "일당백"이란 작품이 워낙 잘나갔기때문에 저보다 몇살 위인 줄 알았는데 같은 원숭이였습니다.열두살 차이는 아니고요. 동갑입니다.삶이란게 그렇습니다.그렇게 쭈욱 잘나가다 어느날 갑자기 예수가 삶의 한 복판으로 들어오더란 것입니다.그리하여 목회자의 길을 걷게되었고 나아가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갔고 일본 여자를 만나결혼하고...목사와 영화감독 두 개의 타이틀이 있지만 지금은 다시 만화 작가로 돌아와 "코끼리산 아이들"이란 .. 2024. 10. 16.
今日も参拝ご苦労様 일본 소도시에 있는 산을 오른 적 있는데요. 나무로 된 저런 구조물을 통과해 산을 오릅니다. 그런데 글씨가 써있는데 뜻을 모르겠어요. 옮겨 적으면 이렇습니다. '今日모參排고쿠루우사마' (히라카나를 쓸 수 없어 한글로 적어요)무슨 뜻일까요? 일본어 잘하는 분들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今日も参拝ご苦労様홍*태參拜 ご苦労様 절 ‘배’ 자를 잘못 쓴 것 같아요. 등산을 참배로 표현한 것 같은데. “오늘도 등산에 수고가 많습니다.” ご苦労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 산신이 등산객들에게 하는 말인 셈.고*일오늘도 참배 수고하셨습니다‘ご苦労様’는 ’수고하셨네. 수고하네‘ 라는 뜻 2024. 10. 16.
나만의 바위 운동삼아 사패산 들머리에 있는 나만의 바위에 왔다.전세낸 건 아니고 아무도 오를 생각을 안해 나만의 바위가 됐다.하히힐을 신은게 아니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낮은 바위다.이따금 내려가는 사람이 힐끗 바라보는데 전혀 신경 안쓴다.일단 신발끈을 풀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눕는다.더위가 한풀 꺽인데다 바람이 이따금 한번씩 불어주니 그런대로 있을만 하다.벌레소리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그리고 호암사에서 들려오는 타종 소리가 좋다.이렇게 십여분 바위에서 뒹굴거리다 내려갈 생각이다.2024.8.26 2024. 10. 16.
너무 김수희가 부른 '너무합니다'란 노래 제목처럼 '너무'는 부정적일 때 쓰였다."너무하는 거 아냐" "너무 심하다" "너무 너무 싫어" 등등 그러던 것이 어느 때부터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기 시작했다. "너무 너무 좋아.""너무 맛있어""너무 멋져" 언어는 생물이라 한다. 고정되지 않고 변하기 마련이다. 다중이 원하면 그리로 가는 거다. 그런데 나는 긍정적일 때 이 '너무'란 표현을 쓰는 것에 적응이 안된다. 학원에서 논술을 가르쳤다는 한 정치 유튜버는 슈퍼쳇을 쏘거나 계좌에 후원을 할 때마다 인사를 한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게 맞나? 더구나 누군가 쓴 글에 논술 강사 출신임을 앞세워 지적질 하던 그다.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니 방송을 듣긴하지만 "너무 감사합니다"를 연발할 때마다 거슬린다. "감.. 2024. 10. 16.
後生可畏 先聖不我欺也, 후생가외 선성불아사기야 공자가 “뒤에 오는 사람들은 두려워할 만하다(後生可畏, 후생가외)”고 말했고, 쉰여덟 살 퇴계는 스물세 살 율곡을 만나고 나서 “후생이 두렵기만 하니, 선성(先聖)의 말씀이 나를 속이지 않은 것을 알겠다(後生可畏 先聖不我欺也, 후생가외 선성불아사기야)”라고 제자 조목에게 편지 썼다. 이 책 읽은 선배 역사가들 심정도 그럴 것이다. 어디다 숟가락 얹느냐고 눈 흘기지는 마시기를. -/이동해 지음/17,900원/푸른역사 2024. 10. 16.